개혁당 유시민(사진) 의원은 30일 짙은 회색 양복차림으로 국회에 나와 의원선서를 했다. 유 의원은 이어 "오늘은 옷차림이 마음에 드십니까"라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 전날 '복장 파괴'에 대해 "어제는 튀려거나 국회를 모독하려고 한 게 아니라 편한 옷차림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유 의원은 전날처럼 웃음을 띤 표정으로 "똑 같은 것보다는 모두 다른 것이 낫고, 다름에 대한 관용이 필요하다"며 "나도 다른 의원에 대해 존중할 테니 나의 다른 행동, 생각도 인정해 달라"고 다른 의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가 "매 회기가 시작되는 첫날은 '평상복 차림으로 등원하는 날'로 지정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등 인사말을 계속하자 의원석에서는 "그만해" "쓸 데 없는 말 하지마라" 등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함께 선서가 연기됐던 한나라당 홍문종·오경훈 의원도 짤막한 인사말을 했다.
유 의원의 복장은 하루 만에 정장으로 돌아왔지만 네티즌의 찬반논란은 이틀째 계속됐다. 유 의원의 홈페이지를 비롯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신선한 충격" 이라는 격려와 "국민에 예의를 지키라"는 비난이 함께 쇄도했다.
ID '시민2'라는 네티즌은 "멱살잡이와 욕설까지 서슴지않는 의원들이 '품위'를 거론하느냐"며 "오히려 통쾌함을 느꼈다"고 유 의원을 옹호했다. '염증느낀 국민'도 "예의란 옷차림이 아닌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국회의 권위주의를 질타했다. 'youtaitai'는 "차림새와 차종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풍토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모(30·여)씨는 "이날 퇴장한 의원들은 강금실 법무장관이 치마를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은 것도 문제 삼았던 인물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회사원 함모(43)씨는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허세일 뿐"이라며 "선거 유세 때는 왜 평상복을 입지 않았느냐"고 비꼬았다. '내가 국민'은 "유 의원의 이중성이 드러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안쓰러운'은 "예의와 기본을 갖춘 다음에 소신과 개혁을 펼치라"고 주문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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