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추정환자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의학전문가들은 사스가 독감과 달리 전염력이 강하지 않고 보건당국의 격리조치와 개인의 위생관리가 철저하다면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제한적인 전파력
대다수 전문가들은 "사스가 위험하긴 하지만 그리 겁낼 것도 아니다"고 평가한다. 사스는 공기감염 가능성이 없는데다 외국사례에서도 2차감염 환자들은 의료진이나 가족 등 기존 사스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항공기 기내감염도 세계적으로 아직 보고된 적이 없다. 국립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은 "사스가 독감과 같은 전파력을 갖고 있었다면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감염돼 수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며 "기내감염이 없는 것은 사스환자와 밀폐된 공간에 수시간을 함께 있었다 해도 직접접촉이 없었다면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사스는 치명적인가
사스의 치사율은 유행 초기 3%에서 6%까지 올랐다. 150명이 사스로 사망한 홍콩은 10%까지 육박하지만 사망자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폐렴의 경우에도 8∼10%이상의 치사율을 가진 점을 감안하면 폐렴을 동반하는 사스는 일반적 폐렴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그 원인이나 전파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괴질'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독감도 고령, 허약자들이 걸릴 경우 합병증으로 사망한 예가 많기 때문에 건강한 일반인들은 사스의 중증도(重症度)를 독감 수준으로 이해하고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주문한다. 삼성 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현재까지의 치사율로 볼 때 사스는 에볼라바이러스 같은 치명적 전염병은 아니다"라며 침착한 대응을 강조했다.
사스대처는 철저히
전문가들은 사스의 전파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사스추정환자 발생을 계기로 더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보건원의 사스자문위원인 고려대 예방의학과 천병철 교수는 "아파트나 호텔 등 집단감염사태가 일어났던 홍콩의 교훈을 잊어선 안된다"며 "개인위생뿐만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철저한 방역조치가 시행돼야한다"고 주문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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