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정론지를 표방하는 '계간 만화'가 창간됐다. 만화 비평과 창작을 아우르는 정론지 발행은 우리 만화 사상 처음이다. 새만화책과 바다출판사가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지원을 받아 공동 제작했고,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가 편집주간, 성완경 인하대 교수(미술교육과) 등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김 주간은 '창간글'에서 "많은 만화가들에게 작품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만화를 좀더 본격적인 문화 담론의 영역으로 격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마당이자, 어쩌면 최후의 기회일지 모른다"고 이 계간지 발행의 의미를 밝혔다.
판매 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만화가들이 작품 발표 기회마저 찾지 못하고 있는 만화계는 '계간 만화' 창간을 매우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주완수 우리만화연대 회장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층에서 새로운 독자를 확보하고, 기존 만화에 식상해 있는 독자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꾸준히 대중들에게 알려진다면 새로운 만화 독자층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계는 이 잡지가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지원을 받아 발행됐다는 데 큰 의미를 둔다. 다른 매체나 예술 분야에 비해 홀대를 받아 온 만화를 보는 행정 당국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창간호의 주제는 '만화 새롭게 보기'이다. 정준영 동덕여대 교수의 '대중예술로서의 만화', 김정환 한국문학학교교장의 '웃음=예술로서 만화에 대한 단상', 미술평론가 황세준의 '만화와 미술', 박일우 계명대 교수의 '만화 기호학을 위한 몇가지 전제', 박세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만화+애니메이션'등 각 문화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만화에 대한 글들이 실렸다.
창간호에 발표된 만화는 크게 '새 만화', '새 상상', '칸 너머'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새 만화는 각 호별 주제에 맞게 그리는 기획만화로 이번 호는 '만화가의 만화가'를 주제로 했다. '새 상상'은 창작 단편만화를, '칸 너머'는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 등 다른 장르와의 경계를 넘나드는 만화를 실었다.
기획특집으로 한국만화특별전이 열린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을 다뤘으며, '만화비평' '만화와 문화' '그와 그녀의 작업실' '한국만화의 쟁점'등의 난을 통해 만화계와 주변 문화를 조명하고 있다. 표지 그림은 아이완, 로고그림은 Mayseoul이 그렸다.
만화가들이 다양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4갽6배배판에 가로로 긴 판형을 택했으며, 324쪽 모두 컬러로 제작됐다. 정가는 1만6,000원.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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