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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차여야" 사는 여자… "꼬셔야" 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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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차여야" 사는 여자… "꼬셔야" 사는 남자

입력
2003.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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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농구팀 뉴욕 닉스를 좋아한다, 금발의 청춘이다, 전문직업을 갖춘 보수적이고 로맨틱한 연애관의 소유자다. 이 정도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이후 뉴욕 맨하탄을 사랑의 둥지로 삼은 숱한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의 공통점이 아닐까.'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감독 도널드 페트리)은 뉴욕발 로맨틱 코미디 가운데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로맨스로 기록될 법하다. 연애 감정 못지않게 성공을 목말라 하는 출세지향적 젊은이들의 연애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고정 칼럼을 따내고, 초호화 다이아몬드 광고를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드는 데 이들은 전력을 투구한다. 잠시 동안 빌려 목에 건 528만 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그들의 야망을 형상화한 결정체다.

'10일 안에…'는 여성지 기자 앤디 앤더슨(케이트 허드슨)이 쓰려고 하는 칼럼 제목이다. 앤디는 '5일만에 살 빼는 법' '그를 후끈 달구는 테크닉' 따위 칼럼을 쓰다가 편집회의 때 남자에게 차여 훌쩍거리는 동료의 사연을 들은 뒤 '10일 안에…'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남자의 마음을 빼앗은 뒤 온갖 방법으로 데이트를 망쳐 정을 떼고, 그 체험기를 싣기로 한 것이다.

앤디는 젊은 야망가들의 아지트인 술집 멀렌에서 벤자민 베리(매튜 매커너히)를 낙점한 뒤 '온몸으로 칼럼 쓰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에 놀라운 우연이 개입한다. 마침 벤자민도 열흘 안에 여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공언하며 앤디를 점찍기 때문이다. 벤자민은 자신의 회사 대표에게 다이아몬드 광고를 맡겨달라며, 자신이 여성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의 대가임을 주장하던 터였다. 그 넓고 북적거리는 술집에서 어떻게 그들은 단박에 서로 임자를 알아봤을까?

둘은 곧장 '슬쩍 핸드백 두고 가기'와 '백 송이 장미 보내기'로 숨을 고른 다음 뉴욕 닉스의 챔피언 결정전을 함께 보러 가면서 유효기간 10일의 코믹한 사랑 내역서를 적어간다. 앤디는 챔피언 결정전 종료 직전에 라임 넣은 다이어트 콜라를 사다 달라는가 하면, 아무데나 실례를 하는 애완견을 맡기는 등 벤자민의 정을 서서히 떼려 하고, 벤자민은 앤디의 이해할 수 없는 돌출 행동에 조금씩 질려간다.

제목만큼이나 유쾌한 에피소드들이 즐비하다. '올모스트 훼이모스'에서 페니 레인 역으로 나와 묘한 성적 매력을 풍겼던 케이트 허드슨의 싱그럽고 깜찍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그녀는 중견 배우 골디 혼의 딸이다. 원제 'How To Lose A Guy In 10 Days'. 8일 개봉. 12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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