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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해학… 책장마다 "까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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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해학… 책장마다 "까르르"

입력
2003.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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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전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들려 줄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을 만한 좋은 책이 나왔다. 창작과비평사가 만든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와 초방책방이 펴낸 '어린이 판소리 그림책' 시리즈다.

■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

창작과비평사는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 1차분으로 '토끼전'(이혜숙 글, 김성민 그림), '심청전'(장철문 글, 윤정주 그림), '홍길동전'(정종목 글, 이광희 그림)을 냈다. 이 시리즈에는 시인과 소설가들이 참여해 맛있는 글을 썼다. '토끼전' 중에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난 토끼가 별주부를 놀리면서 달아나는 대목을 한 번 보자.

"토 생원은 깡총깡총 뛰어 달아나며 줄방귀를 쉴 새 없이 뽕뽕 뀌다가 오줌도 졸졸 싸면서 별주부를 놀려 대었다."

글쓴이들은 여러 판본을 살피고 골라 줄거리를 엮었다. 글에는 우리말의 리듬이 살아있어 술술 잘도 넘어간다. 알기 쉽게 요샛말로 풀면서, 옛말의 고소한 말투도 적절히 살려 고전다운 맛을 잃지 않고 있다.

그림도 정성스럽다. 목판화로 새기고 색칠한 '토끼전'의 그림은 특히 재미있다. 꾀 많은 토끼의 땡그랑 눈알에 담긴 표정이 하도 익살스러워 웃음이 절로 난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박씨 부인전' '장화홍련전' '북경 거지' '옛날 선비들이 쓴 무섭고 재미있고 신나는 이야기' 등이 더 나올 예정이다. 각권 8,000원.

■ "어린이 판소리 그림책" 시리즈

'수궁가'(이현순 글, 이육남 그림)와 '심청가' (이현순 글, 최은미 그림) 두 권으로 첫 선을 보인 초방책방의 '어린이 판소리 그림책'은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그림책이다.

어린이 소리꾼이 직접 녹음한 CD가 딸려 있는 이 시리즈는 판소리의 독특한 장단과 가락을 느낄 수 있도록 판소리의 주요 대목을 원문 그대로 옮겨 싣고 줄거리를 풀어 쓴 짧은 해설을 붙여 엮었다. 토끼 생김새를 묘사하는 대목의 "두 귀난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난 늘씬 꽁데기 묘똑" 처럼 판소리 사설의 표현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어려운 낱말은 본문 끝에 따로 풀이를 달았다.

이 두 권의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림이다.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까울 만큼 멋지다. '심청가'의 등장인물들 얼굴은 탈춤에서 보는 탈 바가지 표정으로 그렸고, '수궁가'의 그림은 색채나 필선이 절간의 탱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초방책방은 1990년 어린이책방으로 문을 연 초방이 새로 시작하는 출판사 이름이다. 첫 작품인 '어린이 판소리 그림책'은 국내 출판에 앞서 지난 달 이탈리아의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 출품, 외국 출판사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현재 저작권 수출 상담이 진행 중이다. 각권 1만 5,000원.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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