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참 문제 많습니다만 해결책은 있습니다. 로또 복권기금은 이제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는 4060세대 일자리 창출에 써야 합니다."30일 서울 YMCA회관 기자회견장. '넘치는 로또 복권 기금을 고용 창출에 활용하라'는 성명서를 읽어 내려가는 전대련(71·사진) '21세기 실버포럼' 상임 공동대표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고희를 넘긴 나이 탓에 머리는 하얗게 셌고 기력도 예전만 못하지만, 전 대표는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자신들이 나선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전 대표는 1983년부터 15년간 서울 YMCA 회장을 맡아 이끌어 온 한국 YMCA운동의 산 증인. 현직에서 물러난 그가 은퇴한 사람들의 역량을 재활용하고 평생 쌓아온 유무형의 자산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교수, 사업가, 공무원, 종교인 출신 실버세대 250여명과 함께 2001년 7월 만든 조직이 바로 21세기 실버포럼이다.
계절마다 한 번씩 모여 '노인세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토론회를 가지던 실버포럼 회원들이 로또 복권의 문제점을 파고들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로또를 발행하면서 정부는 안정적인 공공기금을 조성하고 건전한 레저문화로 키워가겠다고 약속했으나 이상 열기에 휩싸이면서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의 의욕만을 꺾어 놓는 결과를 낳았지요."
토론 끝에 행동에 나서기로 한 실버포럼 회원들은 2월 명동거리로 나서 '로또 이상 열기를 우려한다'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벌였고, 정부 관계자를 만나 로또 복권 운영 개선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올해 로또 복권이 예상보다 10배는 더 팔릴 것이라는데 공공기금으로 들어오는 돈은 그대로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기금을 나눠가지려 혈안이 된 각 부처들은 정신을 차리고 공공기금을 확충해 4060세대가 일할 수 있게 만들라"고 일갈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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