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에 사는 전업주부 P씨(55세)는 개인 택시영업을 하는 남편과 아들 3형제를 두고 있다. 검소한 생활로 지금은 집을 2채나 갖고 있고, 큰아들과 둘째가 분가한데 이어 막내도 내년 가을 결혼할 예정이다. 마포구에 20평형대 아파트를 보증금 5,000만원·월세 40만원에 임대해오던 P씨는 이곳에 지하철역이 새로 들어서고, 월드컵경기장과 공원이 대규모로 조성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자, "소형 아파트보다 중대형을 사서 월세를 놓으면 더 많이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말 20평형 아파트를 팔고 은행 대출을 받아 근처에 지은 지 얼마 안 된 30평형대 새 아파트로 옮겼다.하지만 보증금 5,000만원에 월 100만원 정도 월세를 내 놓았는데도 2개월이 지나도록 나가지 않고, 은행 대출 이자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남편의 벌이도 전처럼 꾸준하지 않고, 내년에 막내아들도 결혼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득·금융자산 줄고 부채가 늘어 살림 불안 느낄 듯
재정상태를 살펴보면 가계소득이 크게 3가지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2억원짜리 소형아파트를 팔고 은행 대출 6,000만원을 받아 3억원에 산 아파트가 단기적으로 현재의 재정상태에 압박을 주고 있다. 투자용 부동산의 매입금액과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지불하기 위해 금융자산이 7,000만원 줄어들고, 가계부채가 6,000만원 늘어났다.
이로 인해 가계소득 중 금융자산소득과 임대소득이 크게 줄고, 반면 투자부동산에 대한 지출비용이 크게 늘어, 소득지출표상 수지균형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더군다나 배우자의 사업소득마저 30%이상 줄어 살림을 책임지는 가정주부로서 불안감을 느낄 만 하다.
투자용 아파트 전세로 돌리고, 대출금 일부 상환해야
고객의 재무 설계 목표는 투자용 아파트의 처리와 대출금 상한, 막내아들 결혼준비, 노후생활 대비 등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투자용 아파트 처리와 대출금 상환은 가능한 이른 시간 안에 해결되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저금리로 인해 전·월세 보증금 차액의 월 1% 이율은 고사하고 현재는 소형 평형부터 중대형까지 월세 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용 아파트의 시세가 10%정도 올랐다지만 1∼2년만 공실로 놀리게 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투자용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입이 2년 정도 없어도 배우자의 사업소득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1명 있는 부양자녀도 내년 가을이면 독립하게 되므로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듯 하다. 따라서 투자용 아파트를 일단 전세로 돌리시고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대출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규담보대출 6,000만원은 전세보증금의 일부로 조기 상환하고, 전 입주자에게 물려받은 장기대출통장의 원금잔액 2,000만원은 금리도 낮고, 나중에 투자용 아파트를 매각할 때 새로운 매입자의 자금조달 부담을 다소 덜어줄 수 있으므로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 낫다.
자녀 결혼때는 전세자금 일부만 부담
투자용 아파트를 한두채 소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자녀가 결혼할 때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신혼 보금자리를 꾸며주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고객의 투자용 아파트는 중대형평수로써 전세보증금 환불부담이 크며, 전세 세입자의 계약기간과 막내아들의 결혼시기가 맞지 않고, 앞으로 자녀들의 경제적 자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투자용 아파트는 그대로 두고,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결혼 때 전세자금 일부만 부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노후에 대비해 연금상품 가입을
노후생활에 가장 필요한 것은 매달 일정금액의 현금흐름이다. 금액이 크든 작든 간에, 끊기지 않고 꾸준히 나오도록 가계자산의 조정 및 가계소득의 설계가 필요하다.
배우자가 개인택시영업을 하기 때문에, 비록 젊을 때처럼 일할 수는 없겠지만 꾸준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의 연금상품가입에 소홀했기 때문에 연금소득은 기대보다 낮은 금액을 받게 된다. (02)768-0812
명 노 욱 현대증권 상품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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