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애국인사 박경순 동지의 석방을 뜨겁게 환영합니다."29일 오후 4시 부산 대저동 부산교도소 앞에는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쳤지만 목숨을 건 단식 끝에 정부의 사면조치로 석방되는 영남위원회 사건 관련자 박경순(47·사진)씨의 출소 환영열기로 가득했다. 부산 민가협 의장 이정희씨는 "박경순씨의 출소는 지난 5년여간의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을 위해 노력한 동료들의 뜨거운 투쟁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부인 김이경(42·통일연대 자주교류위원장)씨는 "남편의 석방은 나 혼자만의 기쁨이 아니라 남편을 잊지 않은 많은 동료들의 구출 노력 덕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5시. 굳게 닫힌 교도소 철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박경순씨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환영객들을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박씨가 교도소 문을 나서는 순간 박씨와 함께 구속됐다 1년여만에 무죄로 풀려난 천병태 민주노동당 울산중구위원장이 축하 꽃다발을 건네며 박씨와 뜨거운 재회의 포옹을 했다.
박씨는 "지난 2월 열흘여의 단식 이후 건강이 완전 회복된 것 같지는 않지만 지금 기분으로는 곧 건강을 회복할 것만 같다"며 "먼저 건강회복에 주력한 뒤 주위와 의논해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의 사면결정은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정치수배자와 재판에 계류중인 미결수들에 대한 추가 사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98년 7월 김대중 정부 첫 공안사건으로 구속된 후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인 문재인 변호사가 변호를 맡고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석방탄원서에 연서명을 했던 인물이어서 이번 사면대상에 포함될지가 주목을 받아왔다.
/부산=글 이동렬기자 dylee@hk.co.kr 사진 이성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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