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0회를 맞은 베니스비엔날레(6월 14일∼11월 2일) 한국관 출품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김홍희씨와 참여 작가 황인기, 정서영, 박이소씨는 24일 오후 쌈지스페이스 3층 메인갤러리에서 전시작들의 중간보고회를 열었다.이번 한국관 전시의 주제는 '차이들의 풍경'이다. 김홍희씨는 "전시장 내부 공간과 외부 풍광, 작가와 작품의 차이, 예술과 자연의 충돌과 조화를 '차이의 스펙트럼'으로 미학화하겠다"고 주제 선정 의도를 말했다.
황인기씨는 28m에 이르는 대형 디지털 산수화 '바람처럼'을 출품한다. 황씨의 트레이드마크인 디지털 산수화는 전통 한국화의 이미지를 컴퓨터로 처리, 픽셀(pixel) 단위의 그림으로 다시 만드는 작업. '바람처럼' 은 조선시대 이성길의 '무이구곡도'(1592)를 밑그림으로 제작했다. 황씨는 이번에는 픽셀 단위를 각 11∼12㎜ 크기로 잘라낸 거울으로 구성, 13만 개의 거울 조각과 6만 개의 실리콘 덩어리를 조합해 "수상도시 베니스의 실제 풍경과 '무이구곡도' 속 계곡 풍경을 함께 병치시키는 이중 풍경의 작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서영씨는 설치작 '기둥'과 '새로운 삶'을 전시한다. '기둥'은 기존 한국관 내의 철조 기둥에 부착해서 만들 높이 224㎝, 지름 110㎝의 가짜 기둥이다. 이 기둥은 밑바닥에서 5㎝를 띄워 설치, 관객들에게 공간구조의 불균형으로 어떤 낯선 풍경을 제시한다. '새로운 삶'은 오토바이 뒷부분을 판자로 만든 리어카로 개조한 설치. 리어카는 밑 부분은 창문이 달린 집, 윗부부은 고속도로의 형태로 조합됐다. 정씨의 작품들은 뻔한 거짓말, 픽션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주겠다는 의도이다.
박이소씨는 한국관 외부 설치작 '베니스 비엔날레'를 소개했다. 4개의 플라스틱 대야 위에각목을 사각형으로 얽어놓은 단순한 형태인데, 작가는 "대야 속의 물은 베니스의 바다, 각목에 조각된 26개의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과 함께 사각의 틀은 베니스 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와 함께 하수관과 백색 유토로 만든 '2010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 1위∼10위'라는 미니어처 조각을 출품해 인간문명을 비판한다.
김홍희 커미셔너는 "한국관 출품작들은 시각 효과보다는 문제 의식, 주제 지향적인 내용으로 관객의 참여를 유도, '관람자의 독재'라는 비엔날레 본 전시의 주제와 상통하면서 현대 개념미술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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