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가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하는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100인 기부 릴레이' 사업을 처음 소개한 25일 오후 9시. 행사 준비로 아직 불이 밝은 한국여성재단 사무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파출소 오학래 경사. 그는 쑥스러운 듯 "가정의 달을 맞아 뭔가 의미 있으면서도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기사를 보고 '이거다' 싶어 전화했다"고 말을 꺼냈다. 마지막 참여자 선정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리던 여성재단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전화였고, 오 경사는 '100인 이끔이'의 마지막 주자로 참가하게 됐다.5월1일부터 한달간 진행되는 '기부 릴레이'는 액수와 상관 없이 기부라는 끈 하나로 3,100명이 연결되는 초유의 기부 프로젝트다.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기부 릴레이에 참가자와 일반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기부 릴레이'는 돕는 기쁨을 자신이 아끼는 이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나눔 축제'다. '기부릴레이'의 출발선에서 시작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우리 사회 지도자 100인으로 구성된 '이끔이'들.
'이끔이'라는 호칭은 한달간 자신이 시작한 줄의 배턴이 제대로 이어지도록 이끌어야 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끔이' 그룹에는 이명박 서울시장 같은 정치인을 비롯, 김정태 국민은행장, 김수환 추기경, 이희호 전 대통령부인, 소설가 박완서, 장명수 한국일보 이사,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날 사장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나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100인이 포함돼 있다.
'기부 릴레이'는 첫날 자신의 기부를 시작으로 다음날 기부를 이어갈 두 번째 주자를 추천하고, 두 번째 주자는 그 다음날 또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줄이 끊기지 않고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면 31일간 한 줄에 31명씩, 총 3,100명이 기부 릴레이에 참여하게 된다. '이끔이'의 역할은 자신이 시작한 줄이 멈추지 않고 배턴을 이어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중간에 릴레이가 멈추지 않도록 격려하고 다독거리는 것이다.
첫 주자 중 한명인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는 "기부를 하지 못한 이유에 관한 설문조사를 해보면 '요청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대부분의 참가자는 생애 최초로 기부를 요청 받고 이를 다시 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재단 김현영 대리는 "기금 조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기부의 기쁨을 나눌만한 이가 있는지 돌아보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며 "돈에 대한 부담 때문에 권유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액수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부 릴레이 참가자들은 5월 2일 오전 10시 전경련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갖는다. 발대식에서는 '기부 릴레이'와는 별도로 소설가 박완서씨, 피아니스트 서혜경씨, 극단 '인혁'이 각각 인세와 공연수익의 1%를 기부하기로 하는 약정식과 영화배우 김보성씨의 홍보대사 위촉이 있을 예정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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