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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내수시장 침체 환란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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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내수시장 침체 환란후 최악

입력
2003.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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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수시장이 1998년 이후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했지만, 일부 고급차를 제외하고는 판매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또 차 내수시장의 시금석인 중고차 매매도 일일 판매대수가 외환위기 때를 밑도는 실정이다.

늘어나는 자동차 재고

지난달 국내 승용차 생산은 총 25만7,420대이고 판매는 내수와 수출을 합해 22만7,415대로 재고는 총 3만5대다. 이는 2월 7,969대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 달 매출이 전달에 비해 10% 이상 감소할 것이 확실해 재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외환위기 후 5년 만에 극소수 인기차종을 제외하면 주문 즉시 차를 인도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의 경우 EF쏘나타와 아반떼XD도 주문적체가 거의 바닥나 주문 후 10∼15일이면 출고가 가능하다. 인기차종인 에쿠스도 출고대기일이 연초 70일에서 최근 40일로 줄었고, 그랜저XG는 70일에서 30일로, 싼타페도 40일에서 20일로 짧아졌다.

기아차도 대기일이 65일인 오피러스와 45일 가량인 쏘렌토를 제외하면 대부분 주문적체가 소진됐다. GM대우차도 마티즈와 라세티의 출고가 2주 정도 걸릴 뿐 사실상 전차종이 즉시 출고가 가능하며, 르노삼성차도 출고대기일이 1개월 이상이었던 SM5와 SM3의 주문적체가 현재 하루 생산분 정도에 그치고 있다. 쌍용차도 무쏘스포츠의 출고대기일이 100일인 것을 제외하면 렉스턴과 체어맨은 각각 20일과 30일로 짧아졌다.

중고차시장도 봄 실종

중고차시장도 지난 해 동월대비 26%이상 거래가 격감하는 등 최악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서울시 자동차 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일일평균 거래량은 308대로 2월의 318대보다 10대 줄었으며,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08대나 감소했다. 이는 98년 1월 247대로 추락한 이후 최저치다. 특히 3월에 접어들면 중고차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경기침체와 이라크전, 사스 등의 여파로 전통적인 성수기가 실종돼 버려 그 충격이 더 크다.

카드사 위기 판매 발목잡아

부실채권으로 신용경색을 겪고 있는 카드사 위기도 자동차 내수판매 부진의 주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할부금융사 등이 자동차 할부 구입자의 심사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할부금융사들은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바로 중고차로 내다 팔아 현금을 챙겨 달아나는 고객이 있어 신용평가를 까다롭게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할부금융 한도를 줄이고 보증인을 2명 이상 세울 것을 요구하는 등 조건 역시 강화했다. 아예 특정 자동차회사의 할부금융에서 손을 떼는 할부금융사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부진이 최악으로 치달아 비인기 차종은 이미 재고 부담이 시작됐다"며 "야적장 확보에 열을 올리던 98년의 악몽이 재연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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