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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페셜 웨딩 / 웨딩드레스 "더 심플하게, 더 화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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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페셜 웨딩 / 웨딩드레스 "더 심플하게, 더 화려하게"

입력
2003.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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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심플하게, 소재는 화려하게.올 봄 패션가에는 접고 칠하고 붙이고 찢어내는 과잉 장식이 한창이지만 정작 과잉장식의 원조인 웨딩드레스는 요즘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베일을 걷어내면 그냥 이브닝드레스로 입어도 그만이다 싶을 정도다.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소재는 그 단순함을 상쇄하려는 듯 고급스럽고 화려해졌다. 특히 불망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제 레이스나 진짜 크리스털 비드 장식등 고가 소재가 폭넓게 활용돼 품위를 더해준다. 웨딩디자이너 김영주씨는 "실루엣은 모던하지만 소재는 섬세한 수제 레이스처럼 복고적인 느낌의 것들을 사용, 상반된 이미지가 가져오는 독특한 감성을 즐기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하면 '모던 레트로(Modern-Retro)룩'이다.

모던 레트로 룩은 이미 지난 가을부터 세계적인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유미 가츠라의 메탈릭한 백금색 시폰 드레스는 눈이 부실 정도의 광택을 내뿜어 80년대의 사이키델릭한 색상연출을 연상케했다. 캐롤리나 헤레라는 폭포 모양으로 반짝이는 크리스털 비드를 수놓은 실크드레스를 선보여 크리스털의 다양한 활용을 예고했고 아빈 페루치는 영화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등장한 고풍스러우면서 로맨틱한 엠파이어스타일의 가운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단순한 실루엣이 부상하면서 한때 웨딩드레스의 전형처럼 생각되던 상체는 꼭 맞고 치마는 종처럼 부풀려진 스타일들은 A라인이나 H라인, 아니면 치마꼬리가 길게 늘어지는 인어라인 등 몸매를 슬림하게 표현해주는 스타일로 대폭 바뀌었다. 단순한 대신 노출에 대해서는 갈수록 관대해져서 요즘엔 한국인 정서상 잘 안 맞는다고 치부됐던 어깨를 드러내는 스타일도 많이 찾는 추세. 아예 어깨를 드러내거나 아니면 가느다란 끈 정도로 어깨를 처리한 노출형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소재는 청담동의 웨딩가를 중심으로 값비싼 프랑스제 레이스가 주로 쓰이고 무늬를 넣어서 짠 자카드 소재도 많이 등장했다. 색상은 전통적인 하얀색이나 아이보리 대신 광택이 탁월한 백금색이나 백색에 가까운 아이보리색 등이 부상했다. 신부의 고귀한 아름다움을 표현해주는 색상. 일부 개성파 신부들을 위해서는 핑크나 오렌지 빛이 감도는 레이스 들이 장식용 원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머리장식은 여전히 티아라(왕관 모양의 머리장식)가 가장 인기있는 품목이다. 다만 드레스의 디자인이 갈수록 심플해지면서 티아라도 너무 복잡하고 크게 디자인된 것 보다는 1단짜리 작고 단순한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있다. 또 드레스의 허리 뒷부분을 장식하는 커다란 리본은 최근엔 꽃 모양의 코사지로 대체되는 추세다.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는 신부의 체형은 물론 예식장소가 어디냐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웨딩디자이너 황재복씨는 "허리가 굵을 때는 프린세스 라인의 드레스가 허리를 날씬해 보이게 만들며 뚱뚱한 신부는 목선을 깊게 파고 화려한 장식을 달면 시선을 끌어올려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예식장소가 호텔이나 예식홀일 때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교회나 성당 등에서 할 때는 드레스의 트레인(치마 뒤쪽에 달아 길게 끌리도록 만든 장식천)을 화려하게 해서 다소 어둑한 실내에서도 환하게 빛날 수 있도록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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