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붐(Boom Boom)이 돌아왔다.'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셸휴스턴오픈의 최종 결과를 타전하는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이다. 이날 5언더파를 추가, 21언더파 267타로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프레드 커플스(44·미국)의 승전보였다. 붐붐은 1990년대 초반 마스터스 우승과 상금왕 등 미국프로골프(PGA)를 휩쓸던 커플스의 별명.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파워스윙으로 당시로서는 장타인 28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이 폭발할 때 나는 굉음(붐붐) 때문에 붙여진 애칭이다. 그리 넉넉치 못한 가정형편에 낮동안 볼을 모으는 일을 하면서 밤에 골프를 쳐야 했던 커플스가 돈을 아끼기 위해 맨손으로 클럽을 잡기 시작했다는 사연도 당시 화제가 됐다. 언제나 미소 띤 얼굴에 90년대의 '향수'를 머금고 있는 커플스는 아직도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골퍼 중 하나다."좋은 샷은 위로로 삼고 나쁜 샷은 잊어버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커플스는 이날 경기에서 평온하고 즐기는 플레이를 강조하는 자신의 골프 매니지먼트 원칙을 스스로 입증했다. 7번홀(파4) 더블보기와 10번홀(파4) 보기로 1타차로 추격하던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무너질 것으로 보였던 커플스는 14번부터 16번홀까지 3개홀을 줄버디쇼로 만회하면서 캘커베키아와 행크 퀴니(미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4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휴스턴대를 나온 자신의 우승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4만명에 가까운 갤러리 앞에서 커플스는 "다시 우승을 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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