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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팔자" 외국인 지분매집은 더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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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팔자" 외국인 지분매집은 더 늘렸다

입력
200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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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올들어 국내 증시에서 3개월째 2조원 가까운 주식을 내다팔며 꾸준히 비중을 줄이면서도 특정 기업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지분 매집' 사례는 오히려 늘고 있다. 삼성전자·국민은행 등 핵심 블루칩에 대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주가 하락기를 틈타 단일 외국계 펀드가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따라 크레스트증권의 SK(주) 지분매입 파문에서 나타난 외국인의 경영권 간섭과 적대적 인수·합병(M& A)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단일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 기업수는 지난해 말 82개사에서 올 4월 25일 현재 96개사로 14개사(17.07%)나 늘었다.이들 기업에 지분투자를 한 펀드나 투자자 수도 지난해 말 104개에서 올 4월 117개로 12.50% 증가했으며, 외국인이 5%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외국인 보유주식수도 3억6,952만주에서 4억1,690만주로 4,700만주(12.82%) 늘었다.

이 같은 외국인들의 5%이상 대량 지분 매집 증가는 같은 기간 증권거래소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36.0%에서 34.1%로 감소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보유 비중이 54.06%에서 50%대로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대표 기업에 대한 주식 비중은 털어내는 대신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진 중소형 기업에 대한 '또다른 목적'의 지분투자는 늘린 셈이다. 단일 주주의 5%이상 지분 취득은 해당 기업의 지분구도 변화를 나타내는 척도로 금융감독원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금감원 지분업무팀 이창수 팀장은 "주식 등 대량 보유규정은 국가별로 3∼10%로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일본과 같은 5% 규정을 두고 있다"며 "5%이상 지분을 취득했다는 것은 영향력과 중요성 면에서 해당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기업별로는 크레스트증권이 SK(주) 지분 14.99%를 올들어 새로 취득한 것 외에 싱가포르개발은행이 고급 화장품 주문생산 업체인 한국콜마 지분의 11.20%를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미국계 JF애셋매니저먼트는 올들어 신세계(5.22%), 광주신세계(5.00%), 대구백화점(5.05%) 등 백화점 업체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밖에 부산은행(8.18%), 대신증권(7.58%), 한섬(6.93%), 삼익악기(6.86%) 등 모두 23개사에 대해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새로 취득했다. KNC와 신성이엔지, LG전선, LG생활건강, 제일기획, 태평양 등 11개사도 외국인이 올해 5%에는 미달하지만 새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외국인들이 5%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올들어 평균 5.51% 하락, 종합주가지수 하락폭(9.71%)보다 상대적으로 주가흐름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GMO이머징마켓펀드가 지분 6.49%를 사들여 외국인 지분율이 9.32%로 높아진 대상은 올들어 주가가 49.16%나 올랐고 타이거아시아펀드가 5.58%를 매입한 LG애드도 35.83%나 상승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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