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저녁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울 대학로에 나가 연극을 관람했다. 봄나들이 겸해 이뤄진 이날 연극 관람에 대해 "북한 핵 문제로 야기된 국민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다독거리기 위한 의도에서 마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노 대통령은 이날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권 여사와 나란히 앉아 정치풍자 희극 '늘근 도둑 이야기'를 보면서 박수를 치며 파안대소했다. 노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뒤 극단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출연자들과 즉석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출연자들이 "이창동 감독을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데려가서 영화계에 손실이 많다. 돌려달라"고 하자 노 대통령은 "그럴 수는 없습니다"라고 대답, 언론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감독 출신인 이 장관뿐 아니라 검사를 지내지 않은 법무부 장관, 군수 출신의 행정자치부 장관, 광주 YMCA에서 활동한 청와대 인사보좌관 등이 임명됐는데 근사하죠"라며 동의를 구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 관람에는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과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 부부, 김세옥 경호실장도 함께 했다. 이 연극에는 지난해 대선 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으로 활동했던 배우 명계남씨가 출연했다. 노 대통령의 연극 관람은 먼저 본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좋더라"며 권유해 성사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에 알리면 공연에 지장을 주거나 일반 관람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나중에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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