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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고민 안할 날 빨리 왔으면…"/조총련계 첫 국내유학 연대교환학생 주영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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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고민 안할 날 빨리 왔으면…"/조총련계 첫 국내유학 연대교환학생 주영길씨

입력
200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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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데 남과 북 어디든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일본내 북한계 동포 조직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학생이 처음으로 국내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들어와 공부하고 있다. 주인공은 일본 주오대(中央大) 상학부 상업무역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주영길(21)씨. 그의 꿈은 동아시아 경제전문가로 대학강단에 서는 것. 이를 위해 지난달 연세대 국제교류교육부 소속으로 입학해 상과대와 경영대에서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다.

고향방문단 형태로 총련계 동포들이 한국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개인 자격으로 국내 대학에 입학하긴 주씨가 처음이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때 영국에 한달간 어학연수를 갔다가 난생 처음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난 게 계기였다. "당시 이들로부터 들은 얘기가 그때까지 제가 알던 한국과는 너무 달랐어요. 크면 꼭 한국을 찾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는 이후 한국유학을 위해 총련계 대학 대신 일본대학으로 진학했고 이번에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의 도움을 얻어 교환학생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주씨는 재일동포 3세지만 일본 유치원에 다닌 것을 빼고는 초·중·고교 모두 총련계 학교에 다녀 한국말도 유창하다. 생각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재일교포 3세답게 그도 매우 활달하고 밝다. 28일에도 요즘 유행하는 초콜릿색 반소매 남방과 7부 바지를 입고 손수건으로 한쪽 다리 정강이를 동여맨 '조금 튀는' 차림으로 등교했을 정도다. 반면 정치적인 문제는 애써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영사관에 '유학 목적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단현실이 마음은 아픈 듯 "국적 문제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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