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감염자가 늘어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각국 제약회사와 연구기관들이 사스 진단법 개발에 착수했지만 신뢰성 있는 진단법이 나오지 않아 정확한 환자수 파악에도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중국은 28일 지방 정부들이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여행객들과 일반 화물 수송까지 봉쇄하자 이를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발동, 지방정부들의 봉쇄 움직임을 사실상 인정했다.교통부장이 발동한 이 명령은 지방 정부들이 사스가 창궐하는 베이징(北京) 광둥(廣東) 지역으로 향하는 모든 여행객과 화물을 막고 있다는 관영 언론들의 보도가 나온 직후 하달됐다. 중국 당국은 "봉쇄는 사회안정을 크게 해칠 뿐 아니라 사스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수송에도 지장을 초래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사스가 퍼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시아계 지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지 언론은 27일 LA 동부 샌 개브리얼 밸리에 사스가 만연해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이곳 중국 홍콩 베트남계 상권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패서디나 등 캘리포니아주 20여 개 도시의 차이나타운도 철시 일보 직전 상황이다.
○…베이징 당국은 28일 환자와 접촉한 주민 9,000여 명을 격리조치하는 한편 사스 치료 병원 130곳에 대해 일반인 출입을 금지시켰다. 사스 사망자의 시신은 외부로 옮기지 말고 현지에서 화장하도록 했으며 장례식에도 사람들이 모일 수 없도록 했다. 교육부는 일단 귀국한 유학생이나 귀향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로 돌아오지 말고 별도 통지를 기다리도록 지시했다.
○…중국에서는 27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서도 환자가 발생, 전국 31개 성·직할시·자치구 중 27곳으로 감염 지역이 확대됐다. 저장(浙江)성은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체온검사를 의무화했다.
○…사스로 중국 관가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후난(湖南)성에서는 27일 사스 대응에 태만했다며 질병통제센터 주임 등 2명을 직위해제했다. 허베이(河北)성 성장은 사스 감염 상황을 3차례 보고하지 않거나 늑장 보고하는 시장은 면직시키겠다고 공포했다.
○…사스 억제에 비상이 걸린 상하이(上海)에서는 길거리에서 침을 뱉을 경우 최고 200위안(약 3만2,000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요즘 중국에서는 '사스가 중국의 위생관념을 몇 단계 향상시켰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오고 있다. 상하이 한국교회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예배를 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당초 휴교한 것으로 알려졌던 상하이 교통대는 정상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내달 18∼19일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릴 예정이던 보아오 아시아 지역경제포럼을 연기,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 대만은 첫 사스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환자가 49명으로 늘자 사스 위험지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비자 발급을 임시 중단했다. 행정원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토론토(캐나다)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2주일간 중단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