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엉덩이 자꾸 만지지 마/내 엉덩이 홍시 엉덩이야/물렁물렁하니까/자꾸 만지면/내 엉덩이 터진단 말이야.""애기 땜에 못살겠어/애기만 이 집에 놔 두고/우리 딴 집으로 이사 가자, 엄마. 응?/애기가 나를 귀찮게 하잖아/할퀴고 차고."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우리 자면 엄마 아빠/비디오 보구 늦게 잘 거지?"
쿡쿡 웃음을 자아내는 이 사랑스런 시들은 서울의 한 유치원 꼬마들 작품이 엄마에게 한말들이다. 가수 겸 작곡가 백창우씨가 이 시들에 곡을 붙인 노래들이 보리출판사가 펴낸 시노래 그림책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시리즈의 제 6권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에 실려있다.
음반과 시, 그림책을 하나로 묶은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시리즈가 이로써 완성됐다. 지난해 12월 제 1권 '딱지 따먹기'(초등학교 아이들 시)가 나온 이래 제 2권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마암분교 아이들 시), 제 3권 '우리 반 여름이'(김용택 시), 제 4권 '또랑물'(권태응 시)에 이어 제 5권 '꽃밭'(권정생 등 시) 등이 차례로 나왔다.
세 권은 아이들 시, 나머지 세 권은 어른이 쓴 동시로 되어있는데 모두 아이들의 마음을 꾸밈 없이 전하는 것들이다.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책에는 악보가 들어있고 CD도 딸려 있어 보고 듣고 따라 부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그는 20년 가까이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고 알리는 데 힘써온 노래 전도사다. 1980년대 중반, 경기 성남의 한 달동네 아이들과 조그만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아이들이 즐겨 부를 만한 동요가 별로 없어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동요는 많지만 아이들 생각이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노래는 찾기 어렵다 보니 아이들이 동요를 재미없어 하고 멀리 하게 된다는 것.
"어른들은 흔히 동요는 밝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아이들은 슬프거나 어두운 노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아이들이 싫어할 거라는 생각은 어른들의 고정 관념일 뿐이죠. 그런 노래들은 아이들이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데 필요한 것이기도 하구요. 아이들마다 음높이도 각각인데 악보대로만 부르라고 가르치는 것도 잘못이에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래하게 해주세요."
시리즈 완간을 기념하는 원화 전시회가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백창우와 어린이 노래모임 굴렁쇠의 작은 공연도 5월 3∼5일 오후 2시, 5시 두 차례(3일은 오후 5시 1회) 마련된다. 문의 (02)736―102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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