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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CT 이용 진단법/癌 부위·진행정도 정확히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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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CT 이용 진단법/癌 부위·진행정도 정확히 찾아낸다

입력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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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양전자단층촬영기)는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생화학적 변화를 영상이미지로 보여주는 의료기. 신체대사나 기능 이상을 영상화해 각종 암의 유무를 쉽게 감별해주는 이 의료기기는, 그러나 우리 몸 어디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장소를 집어낼 수는 없었다. CT(Computed Tomography:컴퓨터단층촬영장치)는 종양의 해부학적 변화를 찾아내는 기기이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찾아내는 데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기이다. 그러나 CT의 단점은 이 덩어리가 악성인지 양성인지, 악성이라면 과연 림프절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이러한 의료기기들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다면 암 진단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원자력병원(2월 가동), 한일병원(3월), 삼성서울병원(4월)은 PET/CT란 기기를 통해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김병태 교수는 "CT의 장점을 PET에 결합한 PET/CT를 통해 우리 몸의 해부학적 변화와 생화학적 변화, 즉 신진대사 활동에 대한 두 종류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얻게 됐다"면서 "암의 모양은 물론 작용까지 알 수 있어 조기 암 진단은 물론 암 치료효과나 재발여부를 검증하는 데도 활발히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PET/CT는 MD앤더슨 암센터,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 존스홉킨스 병원 등 미국의 유수한 암센터에서 이미 환자진료에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기기. 국내에서는 올해 중 위 3곳 이외에 강남성모병원 가천길병원 평촌한림대성심병원 전남대병원 경남대병원 부산대병원 등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법은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의약품(FDG 포도당유도체)을 환자에게 정맥 주사해, 이 약품이 전신에 고루 퍼지면서, 체내 여러 장기에서의 포도당 대사 변화를 영상화해 암의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암이 발생하려면 세포가 변형되기 전 체내 대사능력부터 변화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진단법이다.

두 종류의 의료기기를 통해 얻는 이미지가 하나를 통해 얻는 이미지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방사선과 의사들은 PET/CT가 혈액암 림프종 폐암 유방암 두경부암을 진단하는 데 탁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한 머리나 목 부위의 암을 진단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

존스홉킨스 병원 방사선과 리차드 월박사는 28명의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PET/CT가 PET 단독으로 검사했을 때보다, 훨씬 암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사선과 의사들은 PET 단독으로 실시했을 때 3명에게서 암병소를 확인했고, 2명은 암병소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PET/CT를 통해선 14명에게서 암덩어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또 10명은 확실히 암병소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월박사는 PET/CT의 민감도(정확하게 환자를 찾아내는 확률)가 73.6%나 됐다고 밝혔다.

우리 몸의 내부를 더 정교하게 들여다보게 됨으로써, 외과 의사들은 수술할 때 절개 부위나 손상 부위를 더욱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암환자의 치료계획에도 PET/CT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암전문의들은 암치료가 100% 효과적이지는 않은 현실에서, 1차 암치료 후 과연 치료효과가 있었는지,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중 어느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김교수는 " 실제로 이 기기 도입후 암환자의 치료방침이 20∼40%나 달라졌다는 외국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PET/CT가 모든 암을 족집게처럼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폐나 대장처럼, 가만히 누워있어도, 몸 속에서 쉴새없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장기는 그 자체가 포도당 대사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생화학 반응을 통해 작은 암세포를 찾아내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송영주 편집위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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