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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에 헉… 외국인 다시 셀코리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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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에 헉… 외국인 다시 셀코리아 하나

입력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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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올들어 3개월 연속 주식을 내다팔며 한국 증시를 외면하고 있다.2월 이후 줄곧 우량 대표주들을 대량 매도해오던 외국인들은 4월 들어 이라크전쟁 조기 종결과 북한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잠시 매도세를 줄였으나 한반도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까지 확산되자 최근 5일 연속 순매도(주식 매수 규모보다 매도 규모가 많은 것)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월 들어서만 7,934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올 들어 월간 단위로 가장 많은 순매도 금액이다. 순수하게 팔아치우는 금액도 하루 1,000억원 이상으로 갈수록 그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종합주가지수 500선 대에서 하루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머니게임'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이 때문에 이달 중순 620을 넘었던 종합주가지수는 급락하면서 지난 주말 560선으로 추락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그동안 일부 종목의 비중 축소를 넘어 추세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는 1차적으로 북핵과 사스의 '쌍끌이' 충격으로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 전세계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들은 사스의 경제적 악영향을 우려하며 아시아 시장에서 전체적으로 발을 빼고 있는데다, 한국 시장은 사스에 북핵 문제까지 겹쳐 주식 매도 규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나 인터내셔널 펀드 매니저라면 사스 영향권에 있는 아시아에서 자금을 빼내 최근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미국·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유럽·미국계 자본의 아시아 증시 외면은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에서 공통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와 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이머징 마켓 펀드'들도 최근 사스 공포로 기업탐방조차 못하는 아시아보다 브라질 등 남미쪽으로 돈을 옮겨가고 있다. 아시아 증시에만 투자하는 펀드의 한국 비중도 지난해 12월 28.4%에서 4월 들어 23.2%로 5.3%포인트 줄었다. 전세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이머징마켓펀드'의 경우 한국 비중이 지난해 말 22.6%에서 이달들어 17.2%로 감소했다.

오 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사스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두가지 악재가 모두 겹치고 있다"며 "글로벌 주식투자자금이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아시아를 떠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 핵 문제가 더 악화해 국제적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를 빌미로 국가신용등급을 낮추고, 2분기 기업 실적 개선 전망이 어두워질 경우 외국인 매물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외국인들이 무작정 한국 주식을 내다파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경제 여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올 2·3월 삼성전자 등 비중이 높은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들은 최근 대표주 매도규모를 줄이는 대신 차익이 생긴 종목으로 비중 축소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조선·기계·해운·인터넷주 등 실적기반이 탄탄한 종목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매수를 하고 있다. 경기 흐름을 주목하면서 철저히 리스크를 감안한 '치고 빠지기식' 실리추구형 투자를 하는 셈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들의 일별 매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지수 570선 이하에서는 매도 규모가 현저히 감소했다"며 "3월 중순 이후 지수가 저점을 확인한 뒤 개인들이 주식편입 비중을 늘렸던 지수대가 530∼570선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지수 560∼570선에서는 외국인·기관·개인의 수급변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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