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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불발탄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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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불발탄 공포" 확산

입력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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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끝났지만 바스라에서 나시리야, 바그다드, 모술에 이르기까지 이라크 곳곳에서 흩어져 있는 불발탄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특히 어린이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불발 폭탄을 갖고 놀다 터지는 바람에 희생되고 있다. 바그다드에서는 미군 진입 직후 며칠간 불발탄을 제거하려던 시민 최소한 3명이 희생됐다. 불발탄은 뜰이나 대문 위, 나무에 걸려 있어 시민들이 마음 놓고 외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 해병 26원정대 소속 폭발물 제거 전문가 스티브 루카스 준위는 논 밭과 들판, 고속도로 등 곳곳에 널려 있는 불발탄 중 미군이 제거한 것은 2%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6일에는 압수한 이라크군 로켓탄, 포탄 등을 쌓아 놓은 바그다드 외곽 마을의 무기야적장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일어나 어린이 4명 등 이라크인 6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야적장에 괴한들이 모종의 발연 물질을 발사해 지뢰, 수류탄 등이 수 시간 동안 연쇄 폭발하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주택가 한가운데 이런 위험시설을 둘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미군이 무시했다"면서 "이것이 미국이 약속한 자유와 안전인가"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국제적십자사위원회는 "미군의 공습으로 이라크 전역이 탄약 야적장이나 다름 없게 돼 앞으로 이런 사고는 수 없이 발생할 것"이라며 "모술 등에서는 불발탄 피해자가 속출해 병상이 모자랄 정도"라고 우려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26일 전쟁 중 앞장서서 미군을 환영하던 이라크 어린이들이 미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계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모술, 카르발라, 나자프 등에서 어린이 수백 명이 미군을 둘러싼 뒤 이 중 일부가 돌을 던지며 맹렬히 공격했다.

미군은 공포탄을 쏘며 황급히 달아났으며, 이제 어린이들이 없는지 일단 확인한 뒤 정찰을 시작하는 지경이 됐다.

제101 공중강습사단의 제임스 맥게이 대위는 "사탕이나 연필을 달라며 모기떼처럼 모여드는 어린이들이 무섭지만 '해방자'로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무작정 쫓아낼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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