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이란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이슬람 율법에 따라 와인이 나오는 자리에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프랑스측은 와인 없는 만찬은 있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국빈 방문에는 상응하는 만찬이 따라야 한다는 외교 관례 때문에 이란 대통령의 방문은 '공식 방문'으로 격이 낮아졌다. 그만큼 와인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중요한 상징이다.프랑스는 전 세계 와인 산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특히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프랑스 와인의 왕과 여왕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곳인데 생산되는 와인의 성격은 판이하다.
보르도는 메독 지역을 중심으로 레드와인을 만드는 포도품종 중 왕이라 할 수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멜로에 등 몇 가지 포도 품종을 섞어서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떫은 맛이 강하며 깊은 맛을 지니는데 뽀이약, 뽀므롤, 셍떼밀리옹 등 마을 이름이 곧 와인 이름이 되기도 한다. 특급 와인으로 페트뤼스, 마고, 라뚜르, 오브리옹, 라피트로칠드, 무똥로칠드, 슈발블랑 등이 있다.
화이트와인은 소비뇽 블랑 품종을 많이 심으며, 단맛이 적은 드라이 와인을 생산한다. 또한 최고급 디저트와인 산지인 소떼른 지역이 있는데 사또 디켕은 최상급의 디저트 와인이다.
부르고뉴는 황금의 언덕이라 불리우는 꼬뜨 도르를 중심으로 레드와인은 피노누아, 화이트와인은 샤르도네라는 품종을 단일로 써서 만든다. 딸기류의 매혹적인 향이 기품있는 레드 와인과 농익은 과일의 풍미가 진한 화이트와인으로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똑같은 포도품종을 쓰는데도 즈브레 샹베르텡이나 알록스꼬르통, 샤블리, 몽라쉐 등 유명 마을에 따라 개성이 다른 와인이 나오는 것은 이 곳 토질이 워낙 복잡 미묘하기 때문이다. 부르고뉴 남쪽 끝에는 보졸레가 있어서 보졸레 누보를 비롯하여 신선하며 과일향 물씬 나는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이밖에 값싸면서도 맛좋은 와인을 두루 생산하는 론 지역이나 아름다운 고성으로 유명한 루아르, 스파클링 와인 산지로 유명한 샹파뉴, 리슬링이나 게뷔르츠트라미너로 유명한 알자스, 밝은 태양의 느낌이 물씬나는 와인을 만드는 프로방스나 랑그독, 루씨용 등 다양한 곳에서 각기 다른 개성의 와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송지선·더 와인아카데미 과장winenara.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