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의 발상지 전주에서 못다한 왕통이 다시 이어질 것인가.'1960∼70년대 가수로 활동했던 조선왕조 마지막 왕손 이석(李錫·본명 이해석·63·사진)씨가 전주 한옥마을에 들어와 왕가의 전통을 되살려 달라는 제의를 받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의회 주재민 의원은 25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전주시가 최근 조성사업에 나선 전통 한옥마을에 조선왕조의 혈통을 잇는 이석씨를 모셔 터전을 삼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씨가 이런 제의에 대해 긍정적인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주시의회 일각에서는 주 의원의 주도로 "조선을 창업한 이씨 왕가의 발상지인 전주의 전통 한옥마을에 마지막 왕세손을 모시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왕조의 혈육이 거주하면 한옥마을의 상징성이 부각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은 물론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이석씨의 거주 문제를 지역 의회, 종친회와 상의하기에 이르렀다.
'황제의 손자'보다 '비둘기 집'을 부른 가수로 더 친숙한 이씨는 의친왕 이강 공(公)의 11번째 아들이자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유일한 왕자이다. 그는 외국어대 서반아어과를 다니다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수로 데뷔했으며 70년대 '비둘기 집'을 히트시켰다. 79년 가수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가 89년 작은 아버지인 영친왕의 부인 이방자 여사의 장례식 때 영구 귀국했다.
2000년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이석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지인의 도움으로 서울 역삼동에 '황실보존국민연합회' 사무실을 내고 조선말기 왕가에 얽힌 이야기를 집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씨의 조부인 고종 황제는 슬하에 순종, 의친왕, 영친왕 3형제를 뒀다. 순종은 대를 잇지 못했고 그 뒤를 이은 영친왕은 이방자 여사와의 사이에 2명의 아들을 뒀다. 이 가운데 장남 이진씨는 어려서 세상을 떴고 차남 이구씨는 미국 여성 줄리아와 이혼하고 현재 일본 여성과 자식없이 일본에서 살고 있다. 둘째 아들 의친왕은 13남 9녀를 낳았으나 이석씨를 제외한 형제 모두가 미국에 살고 있거나 사망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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