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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님비"가 막은 사스 격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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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님비"가 막은 사스 격리병원

입력
200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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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때문에 사스환자 격리병원을 지정하지 못한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서울 시립동부병원 인근 주민들은 야간시위를 벌이며 의료진의 출입도 막았다. 공공 의료기관인 시립병원을 격리병원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이처럼 어려우니 다른 일반병원의 경우는 더하지 않겠는가. 격리병원과 병상을 늘려 운영하려던 당국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사스에 감염될 우려가 가장 큰 검역관과 의료진이 위험 속에서도 격무를 수행하는 점을 생각하면, 격리병원을 통한 전염 우려가 없다는 당국의 설명에도 이를 저지한 주민들의 행동은 님비현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격리병원은 정밀 X-레이 등의 장비와 격리 치료가 가능한 병동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격리병상이 모자라 일반 환자들과 함께 진료를 하다가 사스가 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겠는가.

전세계적으로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데도 국립보건원을 비롯한 방역당국은 그 동안 사스를 잘 막아왔다. 그러나 환자 판정기준을 둘러싼 논란과 자문위원들의 탈퇴소동 등 크고 작은 문제는 계속 발생했다. 입국자 체온검사 등 검역업무가 완벽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외국 위험지역에 관한 복지부와 보건원의 분류기준이 서로 다르고, 동일 증상환자에 대한 조치에 일관성이 없는 문제점 등은 빨리 개선해야 한다. 반발하는 주민들에 대한 설득도 충분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군이 검역을 지원하고 경찰은 경찰대로 긴급대응반 편성을 마친 상태다. 당연히 관계기관들끼리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겠지만, 사스는 당국과 의료진만이 막는 것이 아니다. 나와 우리 가족만 생각하지 말고 모두의 안전을 생각해야 할 때다. 강제 격리문제도 법적 근거를 따지기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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