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3자 회담에서 북한 리근 외무성 부국장이 한 핵무기 보유와 핵실험 재개 발언이 협상용 전술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북한 스스로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이 정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핵 재처리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핵무기 보유 여부는 플루토늄 추출량과 고폭장치 기술, 핵실험 실시 여부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정부 당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8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영변의 5㎿ 원자로의 가동실적을 근거로 북한이 89년 연료교체를 실시, 핵무기 1,2개의 제조가 가능한 10∼12㎏의 플루토늄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AEA는 92년5월∼93년2월 북한 핵시설에 대해 6차례에 걸쳐 임시사찰을 실시,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90g과 수㎏의 불일치가 있음을 발견했다.
핵무기는 플루토늄에 고폭장치가 결합해야만 완성되는데 북한은 지금까지 80∼16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94년 제네바합의 이전에 1,2개의 핵무기를 생산했을 수 있다"고 평가해왔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볼 때 북한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상태의 핵무기 1,2개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핵실험을 거치지 않아 무기로서의 신뢰성이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북한 핵 보유에 대해 확실한 정보는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북한은 또 핵 재처리와 관련, 지난 18일 "폐연료봉 재처리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폐연료봉을 재처리할 경우 미 첩보위성의 눈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북한은 폐연료봉 재처리 돌입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8,000여개의 폐연료봉을 꺼내 재처리에 나설 경우 3∼4개월이면 핵무기 4,5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22.5∼27㎏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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