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부사령부는 24일 타리크 아지즈(67·사진) 이라크 부총리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CNN 방송 등 미영 언론들은 "아지즈가 수 일 전부터 미군과 투항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다 24일 바그다드에 주둔 중인 미군에 투항했다"고 보도했다.
아지즈는 이라크 전 시작 이후 미군에 체포되거나 투항해 조사를 받고 있는 이라크 핵심 인사 13명 중 가장 고위급이다. 그는 1998년 외무장관에 임명된 이후 사담 후세인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는 '이라크의 입' 역할을 했다.
이라크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라크 혁명지휘위원회 위원으로 후세인의 이너 서클 중 아들, 형제 등 가족을 제외하고는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독교도라는 한계 때문에 대(對) 서방 홍보맨에 그쳤다는 평가도 있다.
MSNBC 방송은 "아지즈의 투항은 바그다드 함락에 이어 사담 후세인 정권의 실질적 몰락을 상징하며, 어딘가 숨어 있는 이라크 관리들의 마지막 저항 의지를 확실히 꺾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아지즈의 체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대답 대신 활짝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인 것도 이 같은 '아지즈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전쟁 종료를 선언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미군은 후세인 일가의 생사 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수배한 이라크 고위 관리 55인 중 상위 10위 내 거물급은 아직 한 명도 붙잡지 못했다.
BBC 방송은 "미국은 아지즈를 통해 후세인의 행방에 대한 단서와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를 캐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또 25일 이라크 정보기관인 무카라바트의 고위 간부를 지낸 파루크 히자지 튀니지 주재 이라크 대사를 체포했다. 히자지는 55명의 수배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1998년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 캠프를 방문, 오사마 빈 라덴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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