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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국은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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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국은 아웃사이더?

입력
200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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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0시7분 '베이징 3자 회담이 결렬됐다'는 CNN의 긴급뉴스를 접한 기자는 귀를 의심했다. 불과 6시간 전 차이나월드 호텔에서 만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비록 회담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지만 예의 느긋한 표정이었기 때문이다.바로 확인에 들어갔다. 그러나 베이징의 우리 당국자들은 한마디로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거참, 미국이 이상하네"라며 혀를 찬 뒤 "내일도 예정대로 열리는 것 아닌가요"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북한의 '핵 보유 시인' 발언이 베이징 외교가에 한바퀴 회자된 뒤였다.

정부 당국자들은 25일 오전까지도 이구동성으로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말을 아낀 것인지, 아니면 미국측으로부터 회담상황을 제때 전달 받지 못한 탓인지, 단언하기 어려웠다. 특히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날 새벽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회담결렬을 선언하기 전에 우리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이에 비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북한의 핵 보유 시인을 어젯밤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의 중재자격을 자처하는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북미간의 외교채널은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동북아 지역에서 갖는 자국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켈리 차관보가 서울에 도착해봐야 알겠다"는 말뿐이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3자 회담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아예 물 건너간 꼴이 됐다. '한국이 93∼94년의 1차 핵 회담 당시의 들러리 수준이 아니라 이번에는 아예 회담에서 배제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 하루였다.

/베이징에서 djlee@hk.co.kr이동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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