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주류측이 25일 4·24 재보선 결과에 대해 서로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예상대로 당 개혁 및 진로 문제를 놓고 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측간에 당장 떠오른 쟁점은 구주류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최고위원단 사퇴 및 임시지도부 구성 여부. 신주류측은 이날 "선거 패배는 당 개혁과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탓"이라며 조속한 개혁안 통과 및 임시지도부 구성을 촉구했다. 반면, 구주류측은 "신주류의 독선적인 당 운영과 호남소외론 등이 빚은 결과"라며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했다. 임시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신·구주류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주류 강경파를 중심으로 분당 또는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하리라는 관측도 나와 주목된다.양측은 그러나 선거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선 오후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신주류측 '정대철 대표―이상수 총장' 체제를 재신임하는 것으로 상황을 봉합했다. 앞서 이 총장은 오전에 사의를 표명했었다. 신주류측은 정 대표가 물러날 경우 지난 최고위원 경선 3위인 구주류측 박상천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자동 승계한다는 점을 의식, 정 대표 체제의 고수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구주류측도 정 대표 체제의 퇴진을 밀어붙이면 자칫 신주류 강경파로부터 최고위원단 동반 사퇴 요구의 역풍이 일 것을 우려, 정 대표 등의 재신임에 동의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국민의 변화·개혁 요구를 강조하고 "당장 사퇴하고 싶지만 개혁안을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진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열린개혁포럼 소속 의원 20여명도 이날 조찬 회동에서 "이번 재보선은 민주당이 개혁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따가운 심판을 받은 것"이라면서 당 개혁안의 원안 통과를 촉구했다. 임종석 의원 등은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사형 집행을 당했다"며 개혁세력 중심의 신당 창당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근태 이해찬 의원 등 재야 출신 의원 10여명도 이날 오찬모임에서 최고위원단 사퇴를 촉구한 뒤 "이것이 실행되지 않으면 비장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상천 이협 최고위원 등 일부 구주류 인사들은 전날 심야 회동을 갖고 임시지도부 구성 반대 및 조기 전당대회 추진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균환 총무는 이날 선거결과에 대해 "(신주류가) 독선적인 당 운영으로 갈등을 유발해서 이 꼴이 된 것"이라면서 임시지도부 구성론을 일축했다. 박 최고위원은 "개혁안 원안 통과는 말이 안 되는 만큼 임시지도부를 구성할 게 아니라 당원 투표로 새로운 지도부를 조기에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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