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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악의 투표율이 주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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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악의 투표율이 주는 경고

입력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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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범 2개월 만에 치러진 4·24 재·보선은 한나라당이 두 곳을 이기고 민주당과 연합한 개혁당이 첫 승리를 거두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은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두드러진 것은 투표율이 29.0%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회의원을 뽑는 서울 양천 을과 경기 의정부 및 고양 덕양 갑 세 곳의 투표율이 25.3%로 나와 충격을 주었다.전국의 227개 선거구 중 수도권 세 곳에서 치러진 선거여서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수도권 민심의 일단이 표출됐고, 어떤 형태로든 정국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탈이 예상보다 빠른 분위기에 힘입어 선전했다. 리더십 공백과 당의 정체성 혼미에도 불구, 두 곳에서 민주당을 이겨 정국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의 참패는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연합공천을 놓고 신주류와 구주류가 대립했던 고양 덕양 갑에서 개혁당 유시민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신주류의 발언권이 커지게 됐다. 그 결과가 두 세력이 결별하는 정치권 개편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1년 앞으로 다가온 17대 총선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개혁당은 지난 대선 때 이미 확인된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 여망을 디딤돌 삼아 새 정치를 향한 목소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개혁당의 활성화와 민주당 신주류의 행보가 맞물릴 경우, 새 질서를 향한 정치권의 물살이 빨라질 수도 있다.

정치권은 선거결과를 아전인수로 해석해선 안 된다. 최악의 투표율이 말해 주는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메시지는 국민이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개혁을 통해 변화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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