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4거리 광화문빌딩 뒷골목에 자리한 중국집 '중화'에선배고프고 어려웠던 시절 중국집에서 경험했던 '그 때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최근 퓨전화되거나 너무 평범해진 중국음식에 식상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화교집안의 전통을 이어온 이 곳은 전통 중국요리 맛을 간직하고 있다.이 집이 문을 연 것은 3년전. 하지만 역사는 80년이나 됐다. 전신이 서울 동숭동에 있던 '진아춘'(進雅春)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인 손문정(49)씨의 처형인 형원호씨는 할아버지가 일제시대 때 창업해 이름을 떨쳤던 진아춘을 운영하며 서울 문리대생들의 사랑을 받다가 매제인 손씨에게 가업을 넘겼고 손씨는 광화문에 중화란 이름으로 문을 연 것.
그러나 비록 상호와 장소는 다르지만 맛은 그대로여서 동숭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지금도 찾아온다고.
음식 장사를 접었던 형씨도 2001년 말 동숭동에 다시 진아춘을 열어 중화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집 메뉴는 모두 있지만 가장 큰 자랑은 삼선누룽지탕(2만5,000원)과 해삼쥬스(4만원), 소고기 새우탕면(5,000원), 군만두(4,000원). 송이 해삼 새우 등 해물로 끓인 탕을 찹쌀에 부어 먹는 누룽지탕은 개운하고 깔끔하다. 해삼을 찐 삼겹살과 매치시켜 야채와 함께 볶은 해삼쥬스도 명물. 특별히 개발한 소고기새우탕면은 전통 중국식 그대로 국물맛이 진하면서도 시원하다.
군만두도 직접 빚은 것만 사용한다. 만두를 빚어 찐 상태로 보관하다 주문시 하나하나 구워낸다. 절대 공장 만두를 튀겨내지 않는다.
주인은 물론 주방과 직원도 모두 화교. 인근에 대만대표부가 있어 중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저녁 시간 고량주를 놓고 중국어로 대화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요리를 먹은 후 작은 그릇에 식사를 나눠 담아주는 배려가 돋보인다. 허름하지만 청결하면서도 테이블마다 방이나 칸막이로 잘 구분돼 있다. (02)737―2324, 진아춘 (02)764―7080
/박원식기자
맛 ★★★★☆ 분위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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