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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압바스 組閣 극적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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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압바스 組閣 극적합의

입력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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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세르 아라파트(73)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마흐무드 압바스(68) 총리 내정자가 23일 내각 인선에 전격 합의했다.압바스 내정자가 제출한 1차 내각안을 거부해 온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민병대 단속 등 주요 사안에 대한 협의권과 신변 안전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압바스측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미국이 제시한 중동평화안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최근 "압바스 정권이 출범하면 획기적인 내용의 중동평화안을 발표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새 정부를 구성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먼저 중지하면 3년 안에 완전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출범시킨다는 것이 미국측 평화안의 골자이다.

이스라엘은 이 안에 대해 까다로운 단서를 15가지나 제시하는 등 꺼림칙해 하고 있지만 미국은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어떤 식으로든 돌파의 계기는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팔레스타인을 상징해 온 아라파트 수반의 정치적 쇠퇴가 불가피하게 됐다.

두 사람의 합의는 내각 명단 확정 시한을 불과 7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아라파트가 끝까지 버티려 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이집트 등의 압력과 설득에 굴복했다고 보고 있다.

말하자면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압바스의 완승이라는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아라파트는 권력의 중심에서 사실상 밀려나게 돼 있다.

조각 과정에서 힘 겨루기는 치열했다.

양측은 모하메드 다흘란 전 가자지구 사령관의 치안 담당 장관 입각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압바스는 다흘란을 통해 팔레스타인 과격세력을 통제해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아라파트는 측근을 이 자리에 앉히려고 고집해 권력 투쟁 양상으로까지 비화했다.

결국 압바스는 총리 겸 내무장관으로서 치안 문제와 국정을 장악하는 동시에 다흘란을 치안 담당 장관으로 확보했다. 자치의회는 27일이나 28일 조각안을 승인할 예정이며 명단은 그때 발표된다.

압바스는 평소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아 왔다. 그러나 그가 통제가 쉽지 않은 여러 무장단체들의 테러를 중단시켜 폭력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최근 압마스의 총리 취임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주둔군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행정부도 이날 "압바스 총리 내정자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조각 합의를 환영했다. 그리 나쁜 출발은 아닌 것 같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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