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저희가 바로 공주들이예요. 결혼한 공주이죠."경기 김포에 공주회라는 이색적 명칭을 내건 모임이 있다.
22일 오전10시30분 경기 김포시 김포여성회관 소회의실. 30∼40대 여성 10여명이 테이블에 모여 어려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른바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 그 주제가 여성학이다.
이들 여성은 모두 결혼생활을 하는 평범한 가정주부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공주라고 하는 것은 그 소속이 공주회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주부들의 모임'의 약칭이 공주회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이렇게 만나 여성학 등을 공부한다. 미리 약속한 여성문제를 다룬 책을 읽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지만 아내로서 엄마로서 일상생활에서 겪는 경험들도 빼놓을 수 없는 토론 주제가 된다.
"남편과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다 제 삶에 무료함을 느끼면서 돌파구를 찾던 중 이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공주회 회원이 된 뒤 삶의 중심이 잡히고 스스로 당당해짐을 느낍니다." 공주회에 가입한 후 삶을 대하는 자세와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는 한 40대 '공주'의 자평이다.
공주회는 김포지역 여성의 진보적 단체로 출발해 400여명의 회원조직으로 성장한 김포여성민우회에 속한 소모임 중 하나다.
공주회가 속한 김포여성민우회 대표 임현자(37)씨는 "여성들이 주위의 여건을 탓하기 앞서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며 "공주회는 이런 여건을 조성하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주부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연습과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부의 위상과 지위를 높이기 위해 자아계발에 힘써야 합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