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3일 요르단을 방문 중인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의 전화를 받고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프랑스는 부정적이고 명백한 결과에 직면하는 등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전날 PBS TV 회견에서 "프랑스와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보복 조치를 시사한 데 이은 강공이다.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두 장관의 대화에 대해 "미국의 대 프랑스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내용"이라며 "양국의 균열은 단순한 견해 차이 이상으로 향후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프랑스는 반전 입장에 따른 결과를 감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프랑스에 대한 제재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적인 언급은 아직 없다. 하지만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요 의사 결정에서 프랑스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미 국무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가 위원국이 아닌 '방위계획위원회'에서 나토의 의사를 결정하는 방안을 포함해 가능한 제재 조치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회의에서 프랑스를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장―프랑수아 코페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전쟁 반대를 이유로 프랑스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국의 위협은 양국 관계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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