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을 물리쳐 천하무적 반열에 오른 '쎈돌' 이세돌(사진) 6단이 이상기류에 휩싸였다.이 6단은 지난 19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기 KT배 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유창혁 9단에게 대마가 잡히며 176수만에 백 불계패했다. 또한 21일 제34기 SK엔크린배 명인전 본선 첫 대국에서 윤현석 7단에게 262수만에 흑 반집패를 당했다.
그동안 다승 선두를 질주해 온 성적에 비춰보면 확실히 이상 징후다. 이 6단은 잇단 패배로 31전 24승을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김주호 3단(28전 25승)에게 물려주었다. 벌써 7패를 기록하면서 승률도 70%대(77%)로 떨어졌다.
내용도 문제다. 유 9단에게는 대마가 잡혔고, 윤 7단과의 대국에서는 비록 반집으로 졌지만 최근 기량으로 볼 때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대국을 과욕을 부려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역전패했다.
물론 이번 연패로 인해 이 6단이 곧바로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이제 이 6단도 공격일변도 '인파이터형'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바둑계 인사는 "이 6단이 조훈현 9단의 단점을 닮았다. 둘 다 유리할 때에도 최선의 수를 찾으며 '벼랑끝 전술'로 맞서다가 실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계산으로 슬금슬금 양보하다가 조금만 이기는 이창호 9단의 전술을 본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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