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들면 여행객이 갑자기 많아진다.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연휴가 이어지는데다 날씨가 사람을 가만 두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에 치이지 않는 봄 여행을 원한다면 이번 주가 마지막 기회다. 항상 마음에 두고있던 동해안 여행을 결심하자. 몇번 다녀온 속초나 강릉보다는 더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최근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한 삼척시와 동해시가 목적지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이 직선화하면서 정체가 없다면 서울에서 3시간30분∼4시간의 거리다.준비
숙박 예약을 한다. 삼척과 동해는 맞붙어 있는데다가 7번 국도로 연결되어 있어 한 숙소에서 이틀을 머물러도 돌아보는데 불편함이 없다. 중대형 숙박시설이 많다. 삼척에는 펠리스관광호텔(033-570-7000)이라는 큰 호텔이 있다. 새천년도로 옆이다. 호산비치호텔(576-1003)은 원덕읍에 있다. 조금 더 남쪽이다.
동해에는 망상해수욕장 주변과 버스터미널 인근에 숙소가 많다. 망상그랜드관광호텔(534-6682), 골든비취(534-6622) 등이 호텔급 숙소. 해변을 끼고 장급여관은 부지기수로 많다. 바다쪽의 가격이 훨씬 비싸다. 특히 주말에는 10만원대의 방값을 받는 곳도 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강릉 톨게이트에서 빠져 강릉시청 쪽으로 향하다가 동해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동해고속도로의 끝 지점이 동해시이다. 계속 7번 국도로 남하하면 삼척시가 나타난다.
조금 늦더라도 저녁식사를 생선회로 해결한다. 동해시 묵호항과 어달해변 사이, 삼척항 정라진에 횟집이 밀집해 있다.
삼척과 동해에서
일출을 보아야 한다. 가장 유명한 일출명소는 동해시 추암해변이다. 애국가의 배경화면으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아담한 바닷가 한쪽에 바위 절벽이 솟아있다. 바위 위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다.
일출을 본 이후에는 내륙으로 차를 몬다. 덕항산으로 향한다. 삼척에서는 38번 국도를 타면 된다. 덕항산에는 거대한 석회암동굴인 환선굴이 있다. 굴 입구까지의 간단한 등산까지 보태면 모두 보고 나오는데 3시간이면 된다. 굴이 있는 신기면에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 몇 있다. 토종닭부터 한정식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점심식사를 한다.
다시 바다로 나온다. 삼척시의 거의 끝인 임원항까지 드라이브를 한다. 삼척시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12개나 된다. 모습과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 입구가 나올 때마다 바닷가로 나가 파도를 구경한다. 새천년도로, 죽서루, 황영조기념공원, 해신당 등 바다 외에도 볼 것이 많다. 굳이 임원항까지 내려가는 이유는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서다. 임원회센터가 목적지. 모듬회를 시키면 4인 기준으로 3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매운탕이 특히 맛있다. 밤바다의 정취에 젖은 후 숙소로 향한다.
오는 길
일찍 서두른다. 돌아올 때에는 전혀 다른 도로를 탄다. 동해시와 인천을 잇는 42번 국도이다. 조금 돌지만 경치가 빼어나다. 동해시 효가4거리에서 7번 국도와 만난다.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걸출한 동해의 명산인 두타산이 기다리고 있다.
42번 국도로 10분 정도 서진하면 삼화동. 왼쪽으로 두타산 가는 길이 나온다. 아름다운 바위계곡 무릉계곡이 있다. 계곡 입구에 밥집이 많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트레킹을 한다. 반환점은 용추폭포이다. 산보하는 기분으로 걸어도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용추폭포에서 길은 가파른 철계단으로 바뀐다. 힘이 조금 들지만 계단의 위까지 올라간다. 그래야 폭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42번 국도는 정선, 평창 등 강원도의 아름다운 마을을 훑는 길. 정선의 아우라지, 평창의 평창강 등은 보너스다. 점심은 정선의 메밀칼국수를 먹는다. 된장을 풀고 호박과 감자를 넣어 푹 끓인 국수로 일명 콧등치기국수라고도 한다. 구수한 강원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원주 부근에서 또 다른 먹거리를 만난다. 안흥찐빵이다. 한 상자 사서 차 안에서 먹고, 남으면 냉장고에 얼렸다가 다시 쪄 먹는다. 정말 배부른 여행이다.
/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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