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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에 밀려 명맥 끊길 판 공동구매·직거래장터로 공략"/전국 5일장 연합회장 이호영씨 유명 관광지와 연계상품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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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에 밀려 명맥 끊길 판 공동구매·직거래장터로 공략"/전국 5일장 연합회장 이호영씨 유명 관광지와 연계상품도 개발

입력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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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5일장을 되살리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발상의 전환입니다. 언제까지나 장터를 떠도는 장돌뱅이식으로는 할인점이나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죠."전통 민속장인 5일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결성된 '전국 민속 5일장 연합회' 이호영(51) 회장은 과거에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보부상이 뭉쳐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지만 이제는 상인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뭉칠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근에 상설할인점이 전국 곳곳에 들어서 전통 5일장이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

"더욱이 환란 이후 전국 5일장에 참가하는 상인 수는 해마다 10%씩 늘었으나 매출규모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결국 상인들간의 제살깎기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전국에서 100만여명의 상인들이 600여개의 5일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성남 모란장, 충주장, 양평장 등 일부 장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규모가 적어 존폐 기로에 있다"며 "뒤늦게라도 상인들이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단합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선 상인들이 물품공동구매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싼 가격을 최고의 무기로 삼아야 하는 5일장 상인들이 떠오르는 경쟁자(할인점)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원가절감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활로개척 방안은 상설 직거래장터 개설이다. "5일장과 상설매장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구매자들이 많이 찾는 몇몇 지역에 매장을 설치해 다양한 특산품을 판매한다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이 회장은 "불국사를 찾는 외국인에게 경주장을, 에버랜드나 한국민속촌을 찾는 관광객에게 용인장을 보여주는 식으로 유명 관광지와 장터를 연계관광상품화해 토속적인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실의 수세식 전환, 다양한 이벤트 개최 등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장터의 현대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성남에서 체육관을 운영해온 이 회장은 1987년 부업차원에서 성남 모란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용인장, 광주장으로 장사 범위를 넓혀 이제는 체육관장이라는 호칭보다 장돌뱅이라는 말이 더욱 친근하게 하다.

이 회장은 "대다수 상인들이 넉넉치 못한 생활 속에도 불우이웃을 돕고 장학사업을 펼치는 등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도 게을리 않고 있다"며 "상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잊혀져 가는 우리 것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국민들이 전통장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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