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 대한 방송3사의 보도가 심층분석을 결여한 채 전황 중심의 스포츠 중계식 보도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CNN 등 서방매체에 대한 외신의존, 3D 그래픽을 이용한 게임식 화면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뉴스워치팀은 24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3월20일부터 바그다드가 함락된 4월9일까지 지상파TV 3사의 뉴스를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이 기간의 뉴스 중 전쟁관련 뉴스는 MBC(62.9%) SBS(60.0%) KBS1(58.6%) 등이 약 60%를 차지했으나 이 뉴스 중 50% 이상을 전황을 소개에 할애한 반면 파급효과 및 국내 현안에 대한 심층분석은 20%대에 그쳤다.
영국 BBC의 '전쟁보도 가이드라인'이나 프랑스 방송위원회의 권고사항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정확한 보도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SBS(23.9%) MBC(17.8%) KBS1(10.4%) 등 방송3사 모두 교전상황 등에 관한 보도에서 불확실한 출처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TV뉴스의 보도시각은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됐다. KBS1은 전체 전쟁뉴스 중 48.3%를 미국 중심의 시각에서 보도한 반면, 이라크 시각에서 보도한 뉴스는 15.9%에 그쳤다.
다만 MBC의 경우 비교적 균형적 시각(미국 시각 38.5%, 이라크 시각 24.8%)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편향된 시각은 서방 외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 실제 전체 보도 중 CNN 인용 건수가 47.3%인데 반해 아랍계 언론의 인용 건수는 25.9%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또 3D영상이나 가상스튜디오 등의 영상기법이 10∼20% 대의 적지 않은 보도에서 활용된 것은 전쟁의 심각성보다는 뉴스의 오락화, 연성화 경향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송종길 책임연구원은 "전쟁을 스포츠 중계식으로 계속 전하는 보도 태도는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교전현장 장면과 더불어 전쟁 자체를 미디어 이벤트로만 간주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방송위원회나 방송사가 전쟁보도 준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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