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코미디는 10대와 20대만의 전유물이 아니야!' 생활고에 찌든 30대가 섹스코미디의 '역 세대교체'를 외쳤다. 관록과 여유를 갖춘 30대들의 '생활의 발견'으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한 영화가 '올드 스쿨'(Old School).자신이 출장간 사이 그룹섹스를 벌인 여자친구와 헤어진 소심한 남자 미치(루크 윌슨, 오웬 윌슨의 동생), 결혼 1주일 만에 이혼을 당한 술고래 프랭크(윌 퍼렐), 아기 돌보기와 아내 비위 맞춰주기로 날이 새는 떠벌이 비니(빈스 본) 세 친구가 '일상 탈출, 청춘 회복'을 목표로 대학 캠퍼스 안에 남성 클럽 문을 연다. 미치는 인기 래퍼 스눕 독까지 초대하는 광란의 파티를 열어 남성 클럽을 하룻밤 사이 캠퍼스의 명물로 떠오르게 만든다. 집주인 미치는 덕분에 '대부'로 추앙을 받기에 이른다.
영화의 묘미는 현실감 넘치는 에피소드. 프랭크는 아내에게 술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아내가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 가는 길에 술에 만취해 스트리킹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거대한 몸집의 프랭크가 온몸을 던져 리본 체조 선수로 탈바꿈하는 장면, 러브 젤을 바른 뒤 벌이는 남녀레슬링, 프랭크의 아내와 그녀의 친구들이 받는 섹스 교습법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서른에 접어든 직장인 남성의 애환을 밝고 코믹하게 잡아 섹스 코미디물 치고는 꽤 생활의 냄새도 풍기고, 연륜도 느껴진다. 어디서 본 듯한 조연급 배우들이지만 코미디 연기 실력도 수준급이다. 메탈리카, 화이트 스네이크, 캔자스 등이 부르는 귀에 익은 노래도 반갑다. 감독은 청춘 영화 '로드 트립'의 토드 필립스. 25일 개봉.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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