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 로비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중진인사의 금품수수설이 터져나오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구주류 물갈이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마저 나온다.돈을 받은 것으로 거명된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과 P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23일 기자와 만나 "정말 화가 난다"며 "내가 로비와 관련된 돈을 함부로 받을 사람으로 보이냐"고 역정을 냈다. 그는 또 반박성명을 통해 "김 전 회장과 고교 동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 측근은 "나라종금 사건 담당 변호사가 언론에 관련인의 진술내용을 흘리는 것은 음모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P의원은 "99년 말과 2000년 초 옷로비 등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나에게 돈을 줄 사람이 어디 있냐"며 발끈했다.
이들 정치인의 금품수수설의 사실 여부를 떠나 민주당 구주류측은 행여 자신의 이름이 거명될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구주류 의원은 "결국 우리한테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고, 다른 의원은 "사정의 칼 바람이 불면 합법적 정치자금도 비켜나갈 수 없다"며 불안해 했다. 구주류 일각에서는 "대통령 측근의 비리의혹을 물타기하기 위해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한광옥 전 비서실장에 대한 로비의혹은 밝혀져야 한다"며 엄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당직자는 "한 최고위원 등에게 돈이 갔다면 안희정, 염동연 씨에게 간 돈도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로비용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사정의 칼날이 야당으로 돌려질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