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서열 3위인 릭 샌토럼 의원(펜실베이니아주)이 최근 잇따른 게이(남성 동성애자)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샌토럼 의원은 2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연방대법원이 당신의 집 안에서 동성애를 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다면 이는 동시에 겹치기 결혼, 일부다처제, 근친상간, 간통 등 모든 걸 할 권리가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이 일자 그는 22일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AP가 내 말을 그런 식으로 해석하다니 매우 실망"이라며 "내 발언은 텍사스주의 입장이며 합법적인 공공정책 토론에서의 의견"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샌토럼 설화의 계기가 된 '로렌스 대 텍사스' 건은 미국 헌법이 텍사스주로 하여금 게이 허용 주법안 통과를 가로막고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묻는 것으로 최근 미 연방대법원에 계류중이다.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평소 샌토럼 의원의 언행을 '고깝게' 보던 각종 게이단체는 물론, 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의원직 사퇴를 종용하고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인종격리주의 지지 발언이 문제가 돼 사퇴했던 트렌트 로트 전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올 정도다.
샌토럼은 하원과 상원의원으로 재직한 지난 12년 동안 게이 단체들이 옹호하는 법안에 사사건건 반대표를 던져 왔다. 23일 샌토럼 의원측은 "당시 발언은 정책에 대한 의견이지 사적인 생활 스타일에 대한 비하가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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