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LG전자의 로봇청소기 '로보킹(ROBOKING·사진)' 발표회 소식을 접한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심기는 편치 않았다. 내년 초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던 로봇청소기를 경쟁사인 LG전자가 한발 앞서 내놓았기 때문.센서를 부착해 스스로 움직이며 청소를 하는 로봇청소기는 기존 청소기를 대체할 꿈의 청소기. 외산업체 일렉트로룩스가 올해 초 228만원의 고가에 내놓았지만, 200여대가 넘게 팔려 시장성이 충분이 확인된 바 있다.
당초 로봇청소기 개발에 열을 올린 것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월 크루즈 미사일의 항법장치를 이용한 로봇청소기를 자체 개발해 유럽에서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후 내년 초 국내 시장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던 LG전자는 신제품 발표회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출시 사실을 밝혔다. 로봇청소기 개발에서 앞서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삼성전자로서는 허를 찔린 것과 다름없는 셈.
LG전자가 이날 내놓은 로봇청소기는 청소할 구역의 벽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낭떠러지와 장애물을 인식, 충돌과 추락을 피할 뿐 아니라 청소가 끝난 후에는 충전기로 자동 복귀하는 기능 등을 갖춘 것으로 가격은 249만원.
LG전자는 특히 원격조정이 가능하고 보안기능을 갖춘 로봇청소기를 준비중인 삼성전자를 겨냥한 듯 하반기에는 원격조정 기능과 보안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로보킹'은 로봇을 가전에 이용한 국내 최초의 전자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88년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최근 3년간 60억원의 비용과 30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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