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하나 장만하려고 합니다. 분양을 받고자 하는데 대출을 받아야 할지 아니면 지금 가입하고 있는 적금들을 중도에 해약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현재 근로자우대저축에 600만원, 주택청약예금에 300만원, 급여통장에 100만원 정도가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대금으로는 계약금 1,100만원이 준비돼 있습니다. 참고로 2차 계약금은 1,100만원(5월 초), 중도금은 6,600만원(총 6차로 납부), 잔금은 2,300만원(2004년 9월 입주)입니다. 연봉은 현재 2,500만원입니다. 내년 가을에 결혼한 뒤 바로 입주를 해야 하는데 너무 무리하게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아닌지, 중도금이 무이자라고 해서 일단 분양을 받고자 하는데 전체적인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난감합니다.
우선 자금 진단을 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계산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부족한지 직접 산출해봐야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표1 참조)
1차 계약금은 이미 준비가 된 상태이고, 2차 준비금도 근로자우대저축과 주택청약예금, 급여통장을 합하면 가능하나 문제는 중도금과 잔금 8,900만원입니다. 내년 9월까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을 한다고 해도 현재 연봉 2,500만원으로 모은다면 잘해야 약 1,500만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부족자금은 7,500만원이나 됩니다.
문제는 대출입니다. 개인 대출의 급격한 증가로 현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비율이 80%에서 60%로 낮아졌기 때문에 부족자금 7,500만원을 모두 대출을 받기에 무리가 있습니다.(표2 참조) 설사 7,500만원을 모두 대출한다고 해도 대출이자와 원금상환 부담도 고려해야 합니다.
무조건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대출 받는 즉시 대출이자를 부담해야 하고 현재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6.5%라고 가정할 경우 5,400만원에 대한 대출이자는 매달 약 29만2,500원, 7,600만원에 대한 대출이자는 41만1,666원이나 됩니다. 여기에 원리금도 조금씩 갚아나가야 하는데 이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시행되는 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이나 내년부터 실시되는 만기 20년 이상의 장기대출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초 주택구입자금대출은 이자율이 6.5%로 저렴하며 대출금액도 분양가격의 70%로 최고 7,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대출자격은 무주택 세대주만 신청할 수 있으며 서울 및 수도권 가구주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이하의 신규 또는 미분양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경우로 제한됩니다. 다만 지방의 경우엔 기존 주택구입시에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간도 1년 거치 19년 분할 상환으로서 대출금액이 좀 부담스럽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원리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습니다.
오 정 선 외환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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