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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매일 1만원 모아 "장애아 사랑"/장애인 약사 박명식씨 1억기증… 장학사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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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매일 1만원 모아 "장애아 사랑"/장애인 약사 박명식씨 1억기증… 장학사업도

입력
2003.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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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만원씩 덜 번다는 생각으로 돈을 모았습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제 평생의 정성이 담겼습니다."왼팔과 하반신을 못쓰는 60대 장애인 약사가 생활이 어려운 장애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30여년 간 모은 1억원을 내놓아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에서 '박 약국'을 운영하는 박명식(61)씨.

박씨는 22일 제2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린 옥천군 옥천읍 컨벤션홀에서 옥천군장애인협회에 1억원을 전달했다. 그가 1970년 약국을 개업한 뒤 매일 1만원씩 꼬박 32년을 모은 돈이다.

그 자신도 장애인이다. 15세 때 급성 결핵성 관절염에 걸렸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두 다리와 왼팔 장애가 된 박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장애인을 돕기 위해 약국 개업 후 하루도 빠짐없이 1만원씩을 따로 모았다.

사실 박씨의 자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8년 장애아동을 돕기 위해 '충효장학회'를 설립,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부모에게 효도하는 중·고등학생들을 매년 10여명씩 뽑아 200만∼30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변변한 치료 한 번 못받고 영구 장애가 된 게 저의 한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불우한 장애아동을 도우려고 하는 것이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장애아동에게 희망을 주는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박씨는 충북대 약대를 졸업한 뒤 서울과 강원도 등에서 약국을 경영하다 30여 년 전 귀향해 약국을 차렸다. 부인 김복남씨와 아들 형제를 두고 있다.

옥천군장애인협회는 박씨의 성금 등으로 '장애인장학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청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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