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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 내정자가 새겨야 할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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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 내정자가 새겨야 할 말들

입력
2003.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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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는 고영구 내정자의 이념적 성향과 전문성 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공개 회의에서 이 정도 지적이라면, 비공개 회의에서는 더 심한 얘기가 오갔지 않았을까 싶다. 고 내정자가 민변 활동 등을 통해 국정원의 존립목적과 배치되는 주장을 펴왔고, 북한관련 정보나 해외정세 분석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특히 국정원 기조실장에 유력한 서동만 교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이종석 사무차장 및 청와대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의 이념적 지향성이 동일하다는 문제제기는 일리가 있다. 정보 전달체계는 상호 견제와 균형을 절대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각과 이념성향이 다른 사람이 정보수집과 분석을 크로스 체크하는 게 바람직 하기 때문이다.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게 정보 책임자의 역할이다. 고 내정자는 자신을 포함해 정보전달 계선에 있는 핵심 인사들이 비슷한 색깔을 지녔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고 내정자는 국정원의 탈 정치화와 인권보장조치 강화 등을 약속했다. 국가안보와 무관한 정치 사찰적 정보수집과 정치인 및 고위공직자의 동향 파악, 정부부처 및 언론사 출입 등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도·감청에 대해서는 사실여부를 파악하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의 눈에 비친 국정원의 이미지는 여전히 부정적인 면이 많다는 점을 솔직히 시인했다. 국정원 개혁을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해 연구하고 있음도 밝혔다. 청문회에서의 여러 지적들이 국정원이 제 자리를 잡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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