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 대사는 22일 북한의 핵 과학자인 경원하 박사 등이 나우루를 통해 미국에 망명했다는 호주의 한 언론보도에 대해 "핵 과학자의 서방 망명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그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보고를 직접 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허바드 대사의 언급에 대해 주한 미 대사관측은 "허바드 대사의 언급은 일단 호주 언론의 보도내용이 명확히 사실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으나 보도 내용 가운데 어떤 부분이 명확히 사실이 아닌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이에 앞서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도 21일(미 동부시간) 호주의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나우루에 유인책을 제공했다는 얘기들이 있으나 우리는 나우루의 외교공관 설립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거나 나우루에 재정 지원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미 허드슨 연구소의 한 개인이 개입됐다는 보도가 있지만 우리는 그를 나우루와의 중개인으로 이용한 적도, 그가 우리 정부와 나우루 정부의 공식 접촉에 참가한 적도 없다"며 "그 점에서 이 얘기들은 사실이 아닌 측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그러나 경 박사의 실제 망명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이 문제의 한쪽 면만을 말할 수 있다"며 "망명 문제에 관해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의 언급이 일부 사실의 오류를 근거로 호주 언론 보도 내용 전체를 부인하는 것인지, 미국의 나우르 협력설만 부인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 망명에 개입한 것으로 보도된 미국의 허드슨 연구소측도 호주 신문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는 22일 KBS1 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찬숙입니다'프로에서 미국 정부와 경 박사의 망명에 정보를 교환했느냐는 질문에 "보도과정에서 잘못된 것이 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이외에는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경 박사의 미국내 체류 여부에 대해서는 "알면서 말씀을 못 드린다기보다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지금 확인해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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