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의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으로 미국에 체류중인 김충식(사진) 전 현대상선 사장이 특검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사장의 한 측근은 22일 "김 전 사장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송두환 특검측도 "김 전 사장과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수사협조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사장과 직접 접촉, 귀국 시점을 조율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김 전 사장은 2000년 6월 산업은행 4,000억원 대출 당시 대출약정서 서명을 거부하는 등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마찰을 빚어 사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엄낙용 전 산은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4,000억원은) 우리가 만져보지 못한 돈"이라며 대출 상환을 거부하고 "그 돈은 현대가 아니라 정부가 갚아야 할 돈"이라고 말하는 등 대북 송금의 실체를 밝힐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다.
특검팀은 이날 대출외압 의혹을 처음 폭로한 엄 전 산은 총재에 대해 23일 출두해 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출을 주도한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도 금명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두 사람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근영 전 산은 총재도 소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철조 전 산은 부총재가 전날 특검 조사 후 "대출 당시 산은 총재이던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이 한광옥 전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한 전 실장 등은 "평소 자주 통화하는 사이지만 대출문제로 통화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4,000억원 대출이 이뤄진 2000년 6월 당시 현대상선 등 현대 계열사들의 유동성 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금융권 관계자 3, 4명을 소환 조사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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