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 종교와 외래 종교가 균형을 이뤄야 우리 정신문화가 튼튼하고 풍요로워집니다."28일 교계의 최대 명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 88주년을 맞는 원불교 최고 지도자 좌산(左山) 이광정(李廣淨·67) 종법사는 자생 종교에 대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대각개교절은 교조인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 그를 21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만났다.
좌산 종법사는 새만금간척사업 등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을 이야기했다. '만나는 사람이 다 부처요, 순간순간 곳곳에 불상이 있으니 일일이 불공을 드려라'는 뜻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이 소중한 이상 환경친화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남 영광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문제도 거론했다. "나도 전기를 쓰는 지라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좁은 땅에 자손들에게 무슨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처리장을 설치하는 게 꺼려집니다. 외딴 섬에 지으면 좀 낫지 않을까요." 고심 끝에 내놓은 대안이었다.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두고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있지만 요즘 교육이 도덕성 계발을 게을리한 탓에 청소년들이 인터넷 등 컴퓨터의 노예가 돼가고 있습니다." 그는 "문명의 이기를 선용할 수 있게 정신세계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자식을 위한 부모의 도리는 많이 가르치고, 많은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주체성을 확립시켜 스스로의 미래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산=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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