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동 김모(36)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자주 허리통증을 호소하기에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는 '척추 측만증'. 허리에 휘었다는 것이다. 김씨의 자녀처럼 척추측만증으로 고생하는 초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대한소아척추학회가 지난해 경기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허리가 10도 이상 휜 학생이 10%를 넘어섰다. 휜 허리를 교정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이나 근육통이 생기고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디스크와 같은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바르게 앉도록 하고 몸에 맞는 책상과 의자를 마련해 줘야 자녀의 허리가 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바르게 앉는 자세
의자에 앉았을 때 등과 엉덩이가 의자에 밀착되도록 허리를 똑바로 해서 앉는다. 옆으로 기운다든지 자세가 뒤틀리지 않도록 아이에게 가르쳐야 한다.
또 같은 자세로 계속 앉아 있으면 허리에 부담이 커지므로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두 번은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고 자세를 바꾸는 게 좋다. 평소 너무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고 맨손체조와 같은 기초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에 맞는 책상과 의자
일반적으로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책상과 의자를 마련해 주는데, 인체공학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쁜 책상과 의자는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거나 정서 발달에 좋을 수 있지만 신체 발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가 좋아하는 디자인을 골라 주더라도 신체 발달을 해치지 않는 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의자는 바퀴가 달린 '이동식'보다는 바퀴가 없고 좌우로 움직이지 않는 '고정식'이 좋다. 이동식 의자를 사용하다 보면 자녀가 무의식적으로 의자를 뒤로 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책상과의 거리가 멀어져 상체를 수그리게 돼 구부정하게 된다.
의자는 높이가 중요하다. 의자는 아이의 발이 땅에 닿아 편안히 앉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의자가 편안하지 않으면 아이가 의자에 앉기 싫어해 이곳 저곳 옮겨 다니고 산만해지게 된다.
의자의 깊이도 고려해야 한다. 엉덩이가 완전히 의자에 밀착되게 앉은 상태에서 무릎을 직각으로 구부릴 때 종아리 부분이 의자 끝에 걸려 눌리지 않을 정도로 몇 ㎝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 의자의 바닥은 앞쪽이 약간 높거나 편평한 것이 좋고, 엉덩이가 닿는 뒷부분이 높아 앞으로 몸이 쏠리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등받이는 약간 뒤로 기울어져 있거나 허리 곡선에 맞게 휘어져 있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은 의자일 경우 간단한 쿠션 같은 것을 허리에 넣어주면 도움이 된다.
팔걸이도 필수다. 팔걸이가 없으면 팔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팔짱을 끼거나 손바닥에 턱을 괴게 돼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가 되기 쉽다.
책상의 높이는 바른 자세로 앉았을 때 팔꿈치 높이보다 약간 높은 것이 좋다. 낮은 경우에는 자연히 몸을 앞으로 구부리게 되므로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책상과 의자가 결합된 제품의 경우 의자와 책상 사이가 너무 멀면 허리와 엉덩이가 의자에 밀착되지 않으므로 바른 자세를 취하기 어렵다.
컴퓨터 책상은 모니터와 아이 눈과의 거리를 50㎝ 정도로 유지하고 손목 허리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최경효 교수>도움말=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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