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문제가 어떤 스타일로 나오나요. 지난 학기 수업 들으신 분 제발 시험문제 좀 가르쳐 주세요." (ID 열혈소녀) 중간고사가 시작되면서 각 대학의 홈페이지가 시험문제 족보를 얻기 위한 학생들의 정보전으로 시끌벅적하다. 지난 학기에 출제된 시험문제를 입수, 담당 교수 및 강사의 출제 시스템만 잘 파악하면 수월하게 중간고사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한 동국대생(ID 회계관)은 "지난해 재무회계 과목 강의하신 교수님의 출제 스타일을 가르쳐 달라"며 "답안지를 작성할 때 각종 용어를 영어로 써야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냐"는 글을 이 대학 '여론 광장'에 올렸다. 연세대 홈페이지도 시험문제와 관련된 질문이 쇄도하기는 마찬가지. 'Foryou'란 ID(아이디)를 사용 하는 한 학생은 이 대학 자유게시판에 "중간고사를 준비해야 하지만 교수님 책에는 문제만 있고 해답이 없다"며 "지난 학기 교수님께서 출제한 미시 경제학 시험문제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글을 게재했다.
몇몇 학생들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 등에 정보공유 카페를 만들어 시험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프리첼에 개설된 '연세대 정보공유 카페'가 대표적인 케이스. 회원수도 9,600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중간고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학교 홈페이지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연세대 김준호(26·경영4)씨는 "공정한 경쟁은 사라지고 학점만 잘 받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대학내에 퍼져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씁쓸해 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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