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은 민족의 수치이자 죄악입니다. 친일 인사들을 단죄하기는커녕 공적을 미화하고 기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요."21∼30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친일 음악의 진상 전시회'를 갖는 조문기(趙文紀·76)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친일 음악인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1945년 7월 24일 '아세아민족분격대회'가 열리고 있던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의사당)에 폭탄을 터뜨려 이 대회에 참가 중이던 친일 인사 70여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독립 운동가. 그가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은 최근 들어 친일인사를 기념하는 음악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H시, 경남 M시가 향토 음악인을 기린다는 명분 하에 결과적으로 친일 인사를 추모하는 가요제를 열고 있고 이 달 말 또 다른 지자체에서 친일 음악인을 기리는 제1회 가요제가 열린다.
전시회에는 이들 친일 음악인들이 만든 '3.1절 노래' '대한절 노래' '국립경찰가' 등과 관련된 기록과 유물들이 전시된다. 특히 모 국악인이 봉헌한 '황화만년지곡'(皇化萬年之曲)과 일부 음악인들의 태평양 지원혈서가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또 친일 음악인들의 행적을 증언하는 악보, 레코드, 재킷, 음악 교과서 등과 이들의 작품을 직접 재연해 볼 수 있는 영상 음향 시스템이 마련된다.
조 이사장은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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